[투자 찍먹] ‘고공행진’ 빚투 이자율…하나증권이 저렴한 이유는
가산금리 높은 탓에 여전히 9%대 금리 같아도 산정 방식 살펴봐야 종투사 중 체차법, 하나증권 ‘유일’
[투자 찍먹]은 어렵기만 한 투자를 대신 찍어 먹고, 알려드립니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대부분 9%대에 머무는 가운데, 금리 산정 방식에 따라 실제 부담하는 이자 금액은 달라질 수 있어 서비스 이용 시 유의가 필요하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융거래융자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29개 증권사 중 18개사의 이자율(61~90일)이 9%를 넘었다.
지난해 4분기 국내 기준금리가 3.5%에서 3%로 2차례 인하됐음에도 5~6%대에 달하는 가산금리 탓에 이자율 하락 체감이 크지 않은 것이다.
표면적으로 같은 이자율이어도 증권사의 이자 산정 방식에 따라 실제 부담하는 금액는 더 많거나 적을 수 있다.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산출은 소급법과 체차법으로 나뉜다.
소급법은 신용매수 시점부터 상환 시점까지 보유 기간에 따른 최종이자율을 적용해 이자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체차법은 신용매수 시점부터 상환 시점까지의 융자 기간을 세분하고, 기간별로 금리를 적용해 이자를 계산한다.
29개 증권사의 기간별 평균 이자율은 △1~7일 5.6% △8~15일 7.5% △16~30일 8.1% △31~60일 8.7% △61~90일 8.9%, 90일 초과 9.2%로 대출 기간이 길수록 이자도 상승했다.
만약 투자자가 5000만원을 100일 동안 신용거래융자로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위 이자율 적용 시 소급법일 경우 126만273원을, 체차법일 경우 114만1367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차법이 소급법보다 11만8906원 더 저렴했다.
통상적으로는 체차법이 소급법보다 이자 부담이 적지만, 신영증권(8%)과 같이 기간별 이자율을 모두 똑같이 책정했다면 이자율 산정 방식과 상관없이 부담하는 이자 금액은 동일하다.
현재 대부분 증권사는 소급법을 적용해 신용거래융자 이자를 산정한다. 국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중 체차법을 적용하는 증권사는 하나증권이 유일했다.
투자자도 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전자 공시 서비스에서 국내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고시하고 있으며, 별도로 이자율 현황 첨부에 있는 공시자료에서 해당 증권사의 이자율 산정 방식도 확인할 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식담보대출은 대출 기간이 긴 반면, 신용거래융자는 90일 미만이 많고 일주일 미만 대출을 받는 경우도 부지기수”라며 “상승장에서는 해당 서비스가 유용하지만, 하락장에서는 강제 ‘장투’에 묶이는 일도 생기기 때문에 이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양도성 예금증서(CD) 3개월 평균 수익률을 기준금리로 책정한다. 여기에 증권사마다 자본비용과 업무 원가 등 제반 비용에 유동성 등 각종 프리미엄으로 구성된 가산금리가 더해져 산출된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