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 늪’에 빠진 SK증권…실적도 내리막길

24년 주가수익률 –28%, 500원 아래로 PF 여파 지속, 당기순익 ‘적전’ 유력

2025-01-10     이현우 기자

SK증권의 주가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실적마저 악화 일로를 걷고 있어 뚜렷한 돌파구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증권의 지난해 주가 수익률은 –27.8%다. 밸류업 국면으로 같은 기준 KRX 증권(12.7%)과 KRX300 금융(25.8%) 등 국내 대표 금융주들이 상승세를 이어간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주가 부진 원인은 수익성 악화다. SK증권은 지난 2021년 당기순이익 414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86억원, 2023년 32억원으로 줄곧 하락해 왔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은 525억원으로 사실상 연간 적자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SK증권 관계자는 “당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손충당금을 추가적으로 반영했기 때문”이라며 “선제적인 충당금 반영에 따라 향후 추가적인 부실에 의한 손익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4분기는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밸류업 계획은 현재 검토 및 진행 예정이나, 구체적인 일정과 내용 등이 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지나치게 낮은 주가도 밸류업 방해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SK증권의 전일 종가는 488원으로 지난달 3일(501원) 이후 1달 넘게 주가가 500원 아래서 머물고 있다. 국내 증권주 중 가장 낮은 주당 가격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1000원 밑으로 형성돼 있으면 저가주 이미지가 강해져 투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라며 “액면병합 등을 통해 표면적인 주가를 1000원 단위 이상으로 끌어 올리는 것도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액면병합은 주식의 액면가를 올리기 위해 주식을 합치는 것을 말한다. 주식을 합치는 비율만큼 주가도 비례해 반영된다.

SK증권 보통주 1주당 액면가는 500원이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시가총액 상위 증권주 액면가(5000원)의 10분의 1 수준이다. 

만약 SK증권이 10대1 액면병합에 나선다면 액면가는 5000원, 전일 종가 기준 주가는 4880원이 된다.

SK증권의 보통주 발행주식 수는 4억7259만주다. 이는 NH투자증권(3억2749만주), 삼성증권(8930만주), 키움증권(2552만주)보다도 많아 수치상 액면병합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