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키움 ‘양자컴 ETF’…자금 유입만 활발
[상품분석실] 키움 양자컴퓨팅 ETF AUM 1달 만에 20배 가까이 성장 수익률 최하위권, 보수도 높아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양자컴퓨터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한 지 약 1달이 지났다. 희소성을 무기로 자금 유치에 성공했으나, 가장 중요한 수익성에서는 쓴맛을 봤다.
16일 코스콤에 따르면 전일 기준 ‘KIWOOM 미국양자컴퓨팅’ ETF의 순자산(AUM)은 1430억원이다. 지난달 17일 ETF 상장 당시 AUM은 75억원이었다. 불과 1달 만에 20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자금 유입의 원천은 개인투자자다. 상장일부터 지난 14일까지 86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AUM 증가를 견인했다.
자금 유입이 활발한 이유로는 시장에서의 희소성이 뽑힌다. 국내 양자컴퓨터 관련 ETF는 KIWOOM 미국양자컴퓨팅이 유일하다. 미국 시장으로 넓혀도 양자컴퓨터 테마 ETF는 전체 3899개 중 1개(QTUM)뿐이다.
투자자 수요는 확인됐으나 수익률이 부진하다. KIWOOM 미국양자컴퓨팅의 상장 이후 지난 14일 종가 기준 수익률은 –11.6%다. 이는 국내 상장된 전체 930개(12월 17일 이후 상장된 10종목 제외) ETF 중 밑에서 5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총보수율도 연 0.49%로 일반적인 국내 패시브 운용 방식 ETF 보수율(0.1~0.4%)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 ETF는 글로벌 지수 사업자 ‘솔랙티브’가 산출하는 ‘Solactive U.S. Quantum Computing Index’ 지수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미국 상장기업 중 양자컴퓨팅 키워드 유사도 산출을 통해 총 20개 종목에 투자한다. 키워드 유사도 상위 5개 종목은 동일 가중방식, 이외 나머지 15종목은 유동 시가총액 가중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리게티컴퓨팅(3조1667억원)이나 디웨이브 퀀텀(2조1435억원) 같은 유망주는 제외됐다.
ETF 비중에서 양자컴퓨터 대장주인 아이온큐가 20.2%로 가장 높았고 △엔비디아(7%) △알파벳(5.1%) △아마존(5.1%) △마이크로소프트(4.3%) 등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다수 편입됐다.
키움운용이 국내 양자컴퓨터 ETF 테마를 독점하고 있지만, 새로운 양자컴퓨터 ETF가 등장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 ETF 운용사 관계자는 “양자컴퓨터 테마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지만, ETF를 출시할 계획은 없다”라며 “최근 아이온큐를 비롯해 양자컴퓨터 관련주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졌고, 시총도 낮은 종목이 많다. 순수 양자컴퓨터 주식으로만 구성된 ETF를 내놓기가 지금으로서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7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CES 2025’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오려면 적어도 20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발언 직후 아이온큐(-39%)를 비롯해 양자컴퓨터 관련주가 폭락했으나, 최근 급격하게 재반등하며 실적과 상관없이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였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