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 신상품] 2050만원 초고가 증류소주 ‘대장경’ 출시
오병인 해창주조장 전 대표의 소주 환골탈태 작전 증류소주 가장 맛있는 증류 초반 5분 구간만 받아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초고가의 증류소주가 출시됐다. 현재까지 생산된 소주 중 가장 비싼 술이다. 가격은 750ml 한 병에 2050만 원이다. 편의점에서 1900원에 팔리는 초록색 소주를 1만 병 이상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여기에 황금 50돈으로 제작한 술잔과 세트로 구입한다면 술잔 가격 3000만 원이 보태져 5050만 원이 된다.
전남 해남에 있는 해창주조장(대표 오소라)이 신세계백화점과 함께 초고가 증류소주 ‘대장경’을 최근 발표했다. 알코올 도수는 국내에 출시된 소주 중 가장 높은 도수인 82%다. 증류과정 초반에 넘어오는 소주만 받은 술이다. 증류소주에서 가장 맛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술맛이 아무리 좋아도 가격이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주장도 뒤따른다.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2050만 원이라는 가격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해창주조장의 오병인 전 대표는 “증류용 술덧으로 들어가는 막걸리 값만 500만 원이고, 여기에 주세 70%가 붙은 가격이다”고 설명한다. 소주 가격의 대부분이 주세라는 이야기다.
오 전 대표는 알코올 도수 82%의 대장경은 현재 해창주조장이 사용하고 있는 상압증류기(200리터 규모)로 술을 받을 때 딱 5분 동안 나오는 분량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5분 이후에 나오는 증류주 부분은 소주를 만드는 데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유는 가장 맛있는 부분을 모아서 ‘대장경 82’로 만들었으니 나머지 부분은 상대적으로 맛이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해창주조장은 알코올 도수 45%와 25%의 술도 함께 발표했다. 대중적으로 소비할 수 가격의 라인업을 갖추기 위해서다. 25%는 5만5000원, 45%는 10만5000원이다. 또한 35%와 58% 버전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함이다.
‘해창18’을 출시하면서 막걸리 가격의 상상력을 처음 허물었던 오병인 전 대표가 대장경을 통해 증류식 소주의 상한선을 허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저가 이미지의 소주를 환골탈태하려는 오 전 대표의 도전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