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1%p’ 美 지수 ETF 전쟁…수익률서 액티브에 완패
S&P500·나스닥100 수익 1등은 ‘TIMEFOLIO’ 삼성·미래·KB 패시브는 도토리 키재기
최근 운용업계의 보수율 인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정작 수익률은 액티브 상품에 크게 밀렸다.
13일 코스콤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나스닥100 지수 추종 ETF 14종(인버스·레버리지 제외) 중 최근 1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미국나스닥100’ ETF다.
이 ETF의 1년 수익률은 64.2%로 같은 유형의 패시브 ETF보다 2배 가까이 수익률이 높았다. 또 다른 미국 대표 지수인 S&P500도 같은 기준 ‘TIMEFOLIO 미국S&P500액티브’가 48.6%의 수익률로 전체 24종 중 1위를 기록했다. 패시브 상품보다 약 14%p 수익률이 더 높았다.
타임폴리오, 에셋플러스 등 액티브 ETF 운용사가 초과수익 달성에 성공하면서 지수 수익률을 그대로 추종하는 대형운용사의 ETF가 최우선 지표인 수익률에서 밀렸다.
‘미국나스닥100’과 ‘미국S&P500’ 테마는 국내 ETF 투자자의 수요가 가장 많은 곳이다. 퇴직연금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국내 절세 계좌로 미국에 투자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하고도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투자자의 높은 수요만큼 운용사의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 6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자사의 미국나스닥100과 미국S&P500 ETF의 총보수를 연 0.0068%로 인하했다. 바로 그다음 날 삼성자산운용도 같은 ETF 총보수를 연 0.0062%로 인하해 맞불을 놨다. 또 지난 11일에는 KB자산운용이 총보수를 각각 0.0062%, 0.0047%로 내렸다.
대형사가 수수료 인하에 집중하는 이유는 자금 유입으로 인한 운용자산 증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운용자산 증대는 ETF 점유율 확대로 이어진다. 투자자 역시 액티브보다는 패시브 중심의 지수 투자를 선호한다.
양대 지수에서 수익률 1위를 기록한 TIMEFOLIO 상품은 최근 1년 동안 미국나스닥100액티브와 미국S&P500액티브에 각각 2137억원, 230억원 유입됐다.
같은 기간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의 미국나스닥100에는 각각 9461억원, 8908억원. 미국S&P500에는 각각 2조6847억원, 4조2693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높은 수익성이 운용자산 증대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 같은 현상에 업계는 지수 액티브 ETF의 애매한 포지션을 주원인으로 분석했다.
한 ETF 운용역은 “지수 테마에서 액티브 포지션이 애매하다. 지수 ETF는 연금 계좌의 초장기 투자가 많아 안정성과 수수료에 더 민감한 편”이라며 “중소형사 상품은 순자산이 적고 수수료가 높다. 또 초과수익 수요 중 일부는 레버리지로 향하기 때문에 자금 유입이 분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소형사의 판매처 부족도 한몫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중소형사 관계자는 “괜찮은 상품을 개발해도 은행권에서 판매를 못하면 자금 유입이 쉽지 않다”며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홍보 마케팅과 판매처 확보도 중소형사 입장에서는 큰 과제”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