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 뒷얘기] 한달에 해외리서치 31개 쏟아내는 키움 속사정

토스증권 가파른 성장세에 점유율 1위 사수 자구책 어려운 UI 문제는 ‘여전’

2025-02-19     박이삭 기자

키움증권이 올해 들어 해외 리서치 발간 개수를 급속도로 늘리고 있습니다. 해외주식 점유율 1위를 사수하려는 자구책입니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이 올해 새로 발간한 미국·선진국 리서치는 총 62개입니다. 지난달부터 이달 사이에만 월 평균 31개의 리서치를 내놓았습니다.

작년과 비교하면 키움증권이 해외 리서치 발간에 얼마나 열심인지 엿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키움증권의 미국·선진국 리서치는 총 102개였는데 월 평균으로 환산하면 8.5개 수준입니다. 올해 들어 해외 리서치를 무려 3배 이상 늘린 거죠.

중국·신흥국 리서치 발간 개수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작년 키움증권의 월 평균 중국·신흥국 리서치 개수는 3.8개였던 반면 올해 월 평균 중국·신흥국 리서치 개수는 6.5개입니다.

키움증권은 왜 해외주식 리서치 개수를 늘리고 있을까요. 회사 지침 때문입니다. 최근 키움증권은 자사 애널리스트에게 해외 리서치를 더 많이 작성할 것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토스증권이 해외주식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이처럼 토스증권은 키움증권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모양새입니다. 간편하고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UI)과 친절한 주식 콘텐츠로 투자자를 사로잡은 토스증권은 명실상부한 ‘게임 체인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토스증권의 시장 장악력은 실적으로 입증됐습니다. 지난주 토스증권은 직전 연도 대비 111% 급증한 4266억원의 연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492억, 1315억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 두 실적 모두 흑자를 이뤘습니다.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웬만한 중형 증권사 수준입니다. 토스증권 측은 해외주식 투자 열기를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았습니다.

키움증권은 해외주식 리서치 외에도 투자자 유치 수단을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웹툰 형식의 리서치를 선보이는가 하면 올 봄엔 주식 모으기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일각에선 ‘문제는 UI’란 견해가 나옵니다. 토스증권의 편리한 UI에 비해 키움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의 UI는 복잡하고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이 때문에 키움증권 이용을 꺼리게 된다는 투자자들의 볼멘소리도 잇따릅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간편하고 직관적인 UI는 증권업계에서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며 “키움증권 역시 UI를 편리하게 개선해야 리테일 헤게모니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키움증권은 이를 의식한 듯 초보 투자자를 겨냥한 ‘간편모드’ 개발에 한창입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간편모드 출시 시기가 확정되는 대로 투자자들에게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