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加] 조정호, ‘원 메리츠’ 이후 재산 8조 늘었다

합병 후 차익 7.7조·배당금 2300억 현재 지분 51.25%…3%p 상승 가능

2025-02-25     이현우 기자

[밸류加] 밸류업의 가치를 더하다. 주요 상장사의 밸류업 공시를 핵심 지표를 통해 살펴봅니다.

메리츠금융지주가 조정호 회장의 재산에 날개를 달아줬다. 금융지주 체재 전환 이후 조 회장이 거둔 평가이익과 배당금 수익만 8조원에 이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조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이은 국내 주식 부자 2위로 올라섰다. 메리츠금융이 적극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면서 주가가 크게 오른 덕분이다.

메리츠화재와 증권이 완전 자회사로 편입돼 거래가 시작된 지난 2023년 4월말 이후 지난 21일까지 메리츠금융의 주당 수익률은 174.1%, 주당배당금(DPS)은 2360원이다. 

여기에 조 회장이 보유 중인 주식 수(9774만7034주)를 곱하면 평가이익은 7조7611억원, 세전 배당금은 2306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포브스가 추산한 조 회장의 순자산이 약 88억달러(12조5602억원)인점을 비춰볼 때 전체 재산의 63.6%가 최근 22개월 새 불어난 셈이다.

꾸준하게 추진되는 자사주 중심의 주주환원책으로 조 회장의 지배력 역시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메리츠금융은 올해도 자사주 매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19일 있던 컨퍼런스콜에서 김상훈 메리츠금융 IR팀장 상무는 “지난해 주주환원 규모는 자사주 매입 1조원과 결산 배당 2400억원을 포함해 총 1조2400억원”이라며 “올해 역시 자사주 매입 중심의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게 되면 전체 주식 수가 줄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높아지게 된다. 실제로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64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고 이 영향으로 조 회장 지분율은 기존 48.06%에서 51.25%로 올랐다.

현재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약속한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말까지 약 8256억원(923만주)어치 매입을 완료했고 남은 1744억원(21일 종가 기준 139만주) 매입이 완료되면 소각 절차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현재 남은 금액은 주주총회 전까지 매입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소각 시점은 기존과 동일하게 신탁계약 종료 시점에 맞춰서 100% 소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자사주가 모두 소각되면 조 회장의 지분율은 약 54.3%까지 오를 전망이다. 단 메리츠금융이 자사주 소각 시점에 대한 변화를 언급한 만큼 실제 지분율 상승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오종원 메리츠금융 위험관리책임자(CRO)는 지난 19일 컨퍼런스콜에서 “정부에서 추진 중인 밸류업 세제 혜택과 자사주 제도 개선에 따라 자사주 소각 시점 변경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 검토되는 세제 혜택 안을 보면 신탁 종료 후 즉시 소각하는 경우보다 1년에서 1년 반 정도 보유 후 소각하면 세제 혜택이 더 늘어난다. 따라서 앞으로는 즉시 소각이 아니라 일정 기간 보유 후 소각하는 방식으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