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채권 판매사, 작년 홈플에 1500억원 담보대출

단기채권 2000억 판매하는 사이 부동산 담보대출 1500억 진행해

2025-03-18     박이삭 기자

하나증권이 홈플러스에 1500억원의 담보대출을 내주고, 리테일 창구를 통해 2000억원의 홈플러스 단기사채를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자에겐 담보권이 없는 고위험 채권을 팔면서 같은 회사에 중순위 변제권을 획득해 둔 것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작년 11월 홈플러스에 1500억원 규모의 담보대출을 집행했다. 하나증권이 담보로 잡은 것은 홈플러스의 오프라인 매장이다.

홈플러스 매장을 담보 삼아 돈을 빌려 준 또 다른 금융사는 메리츠금융그룹이다. 작년 5월 메리츠금융은 홈플러스에 총 1조3000억원가량의 돈을 선순위 변제 조건으로 대출해 줬다.

하나증권의 변제 순위는 메리츠금융 다음이다. 메리츠금융이 연 8%의 금리로 대출해 준 걸 감안하면 하나증권의 대출 금리는 그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메리츠금융그룹과 하나증권의 차이는 투자자에 대한 홈플러스 채권의 판매 여부다.

하나증권은 홈플러스 채권의 최대 판매사로 지난달까지 개인·법인투자자에게 2000억원 이상의 홈플러스 채권을 팔았다.

하나증권이 판매한 홈플러스 채권은 손실 위험이 큰 탓에 대형 기관이 매수를 기피하는 상품이었다.

대개 대형 기관은 최소 ‘A’ 신용등급 이상 채권에 투자하는데, 채권 판매 시기 홈플러스의 등급은 그보다 낮은 ‘A3’였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 홈플러스 채권의 변제 순위는 하나증권의 담보대출보다 더 낮다. 개인·법인이 산 홈플러스 채권은 담보가 없는 데다 우선변제권을 지닌 상거래채권으로 아직 인정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홈플러스 채권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ABSTB 투자자들은 자기들이 산 채권이 상거래채권이라고 강력 주장하고 있다. 해당 채권이 홈플러스의 물품 구매를 위한 카드대금에 기반해 조성됐다는 게 핵심 이유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담보대출 부서와 채권 판매부서 모두 홈플러스가 갑자기 회생절차에 돌입할 줄 몰랐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지도 않았었다”며 “투자자 채권 변제에 대한 MBK파트너스의 후속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리테일에서 판매한 유동화 물량은 수년 전부터 판매하던 상품이고 작년 대출의 경우 기관 셀다운(재매각) 목적으로 진행돼 이미 다른 기관에 1000억 셀다운했다”며 “증권사 대출은 부동산·주식·수익권 등 담보물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