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DB생명 ‘완전 자본잠식’…보험금 지급능력 어쩌나

자본총계 -1348억…기타포괄 악화 금리 인하 및 할인율 강화에 타격 킥스 작년말 150% 근접…1Q 향방은

2025-05-16     박영준 기자
KDB생명 전경(사진=KDB생명)

KDB생명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16일 KDB생명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부채는 17조9888억원으로 자산(17조1489억원)을 초과했다. 자본총계는 -1348억원으로 분기 기준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구조를 살펴보면 △지배주주지분 -1348억원 △자본금 4983억원 △자본잉여금 5354억원 △신종자본증권 2403억원 △자본조정 -547억원 △기타포괄손익누계액 -1조3554억원 △이익잉여금 13억원 등이다. 

작년 말과 비교할 때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의 마이너스 규모가 1946억원 늘어났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자산·부채 평가액이 달라지며 반영된다. 통상 보험사는 부채 듀레이션(금리 민감도)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길어 금리 하락시 보험부채가 자산보다 빠르게 증가한다. 

작년 말 기준 KDB생명의 부채와 자산은 각각 17조7029억원, 17조7642억원으로 자본총계는 613억원이었다. 가까스로 결산 자본잠식 상태는 막았지만, 결국 올 1분기를 넘지 못했다.

이러한 자본잠식 상태는 평월에도 발생해 왔다. 

처음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에 이른 건 지난해 11월로 -263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12월 613억원으로 전환됐다가 1월 -1334억원, 2월 -1404억원 등 꾸준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에 더해 금융당국이 지난 3월 최종관찰만기 확대 등을 담은 부채 할인율 강화방안을 적용하면서 보험부채 규모가 증가, 자본잠식 규모는 더욱 커졌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장 재무재표상 완전 자본잠식이라 해서 금융감독원의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권고 등)가 발동하진 않는다.

다만 지급여력(킥스·K-ICS)비율이 100% 미만이거나 경영실태평가 3등급 미만일 경우 비율에 따라 경영개선권고 등이 진행될 수 있다. 

KDB생명의 킥스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58.2%(경과조치 전 53.0%)로 간신히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넘긴 상태였다. 

지난해 1분기 129.2%를 기록하다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150%를 웃돌게 됐지만, 올 1분기 역시 권고치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약 적기시정조치가 진행되더라도 바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는 건 아니다. 

금융당국은 추후 경영개선 노력을 살펴본 뒤 자산-부채 재평가를 실시, 청산가치를 따져보고 보험금을 지급할 능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할 경우 최종 결정한다. 

KDB생명 관계자는 “킥스비율은 전년 말 기준을 1분기에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보험금 지급능력엔 문제 없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영준 기자 ainjun@kbanker.co.kr

한지한 기자 gks7502@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