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마지막 과제 ‘부동산PF 재구조화’ 전력투구
저축銀 PF 검사로 3년 임기 마침표 법원 비공식 강연 참석해 재차 강조
오는 6월 5일 임기 만료를 앞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 구조조정에 전력을 쏟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부동산PF 재구조화를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3일 열린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F4 회의)에서 부동산PF 부실 정리가 미흡한 일부 사업장에 대한 정리를 조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합리적인 PF사업성 평가를 유도하기 위해 부실 사업장을 솎아내는 과정을 추진했다. 올 상반기까지 정리될 부동산PF 부실 사업장은 12조원 규모로, 전체 23조9000억원 중 절반가량이다.
PF사업성 평가등급은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등 4단계로 구분된다. 이중 유의·부실우려 등급에 해당하면 구조조정 대상이다. 유의 등급을 받은 사업장은 재구조화 및 자율매각 절차를 밟으며, 부실우려 등급 사업장은 상각 처리·경공매로 정리된다.
이 원장은 정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19일부터 저축은행 10여곳에 대한 검사에 돌입했다. OK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부실PF 정리 지연 및 떠넘기기’ 등의 혐의가 있는지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이번 부실PF 사업장 정리를 진두지휘할 인물은 한구 중소서민금융 담당 부원장보다. 한 부원장보는 직전 은행검사2국장으로 농협은행과 우리은행 검사를 맡아 활약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한 부원장보는 이 원장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이라며 “원장 지시를 잘 이행해 부동산PF 구조조정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 부원장보는 22일 부동산PF 구조조정 관련 브리핑을 열고 “부동산 시장 회복 지연에 따른 추가 부실 발생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구조조정을 상시로 추진하는 등 부실PF 관리를 지속할 계획”이라며 “특히 부실 정리가 미진한 개별 금융사에 대해서는 현장점검과 충당금 추가적립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부실PF 사업장 정리에 대한 이 원장의 강력한 의지는 최근 법조계 행사에서도 드러난다.
이 원장은 지난 21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전문가 강연 행사인 ‘워킹 런치’에 금감원장 최초로 초청받았다. 비공식으로 진행된 행사에서 이 원장은 ‘선제적인 부동산PF 구조조정’을 주제로 강연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PF 재구조화 등을 끝으로 이 원장의 임기도 마무리되는 수순”이라며 “재임 내내 튀는 행보를 보여왔던 탓에 차기 금감원장의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이연경 기자 lyk@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