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자본만 4조 쌓은 한화생명…기본자본킥스에 ‘부담’

올해만 신종자본증권 2조 발행 눈덩이 이자…기본자본 하락요인 “ALM 관리 및 공동재보험 고려 중”

2025-05-29     한지한 기자

한화생명이 떨어지는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을 잡기 위해 올 상반기에만 자본성증권 발행으로 2조원 규모의 자금을 끌어오고 있다. 

단, 손실흡수성이 높은 기본자본이 아닌 보완자본으로 분류되는 신종자본증권이라 금융당국이 예고한 신규 건전성 지표인 기본자본킥스비율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보험사 중 자본성증권 발행액이 가장 많아 이자비용이 기본자본 내 이익잉여금을 지속해서 갉아먹기 때문이다. 

29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지난 27일 1조3650억원의 해외 이권부 무보증 채권형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 앞서 지난 3월 6000억원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이어 올해만 두 번째 자본 확충이다.

금번 자본증권으로 조달된 금액을 전액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에 투입된다고 가정하면 한화생명의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1분기 기준 155.0%(잠정)에서 164.7%로 9.7%포인트(p) 개선된다.

이번 자본성증권 발행은 금리상향조정(step-up) 조건이 삽입된 비조건부 신종자본증권으로 전액 보완자본으로 분류된다. 문제는 보완자본으로 킥스비율만 개선될 뿐, 기본자본은 악화한다는 점이다. 

앞서 한화생명은 새 보험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된 2023년 이후 후순위채권과 신종자본증권으로 보완자본만 3조원<표 참조>을 쌓았다. 이에 따른 부담 이자율(가중평균)은 4.9%로, 총 이자비용은 연 1461억원에 이른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역시 수요예측 전이라 이자율이 정해진 바 없지만 기발행한 증권의 이자율을 고려할 때 연 이자비용은 700억원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기발행 증권을 상환하거나 더 낮은 금리의 증권으로 차환하지 않는 한 이자비용만 약 2160억원이다. 현재 요구자본에 대입하면 매년 킥스비율에 1.6%씩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이익잉여금에서 빠져나가는 만큼 기본자본킥스비율도 같은 비율로 하락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생명의 기본자본킥스비율은 73.8%로 주요 상장보험사 중 현대해상(57.5%) 다음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 1분기 말 기본자본킥스비율은 60% 후반대로 예상한다고 한화생명은 설명했다. 

업계는 올 상반기 중 금융당국이 보험사가 준수해야 할 기본자본킥스비율 기준치를 발표하기로 예고한 만큼 한화생명의 기본자본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본다. 할인율 제도 강화 및 금리 하락 등으로 올해 킥스비율 하방 압력이 지속할 것을 고려하면 실상 연내 추가 자본성증권 발행도 예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우선 과제인 배당 재개를 위해선 금융당국이 마련한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 하향 조건인 킥스비율 170%를 달성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보험업계 전체가 금융환경 변화와 자본규제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본성증권 발행으로 보완자본을 확충하는 추세며 운용자산이익률을 반영하면 이자비용의 실질적인 부담은 줄어든다”며 “기본자본을 단기간 확충하기는 어려움이 있으나 꾸준히 개선해 나가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구자본 축소를 위해 장기채 확대를 통한 금리위험 축소 등의 ALM 관리와 투자리스크 축소 방안을 실행 중이며 공동재보험 출재 방안도 함께 고려 중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5일 진행된 2025년 1분기 한화생명 실적발표회(IR)에서 박수원 리스크관리팀장은 “올해 말 킥스비율은 160% 중반을 목표로 관리하려고 한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170% 이상을 자체 도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본자본킥스비율에 대해 “업계 공통 이슈인 만큼 생명보험협회를 중심으로 공동 대응에 있다”면서 “이와 별개로 자체적으로 기본자본킥스비율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요구자본 축소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대한금융신문 한지한 기자 gks7502@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