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취약성 인증한 보험사…3개월새 자본 11조 ‘증발’

1Q 생보 –6.7조‧손보 -4.3조 금리 하락‧할인율 강화에 요구자본 9% 규모 감소 시장위험액도 덩달아 증가 당국 “ALM 관리 노력 필요”

2025-06-18     한지한 기자

올 1분기 할인율 강화와 금리 하락 여파로 보험사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일제히 감소했다. 마이너스(-) 규모만 11조원에 달한다. 3개월새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9%가량이 증발한 셈이다.

18일 대한금융신문이 지난 1분기 국내 생명보험 22개사와 손해보험 17개사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을 집계한 결과 생보사와 손보사의 총 기타포괄손익누계액(건전성 감독기준)은 각각 6조7830억원, 9조63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생보와 손보에서 직전분기 대비 각각 6조7400억원, 4조3490억원씩 손실이 늘며 총 11조890억원이 줄었다. 39개사 총 요구자본(124조4570억원)의 8.9%에 달하는 규모가 3개월 사이 사라진 셈이다.

생보사의 경우 대형 5개사(삼성‧한화‧교보‧신한‧NH농협)에서만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4조2640억원 감소했다. 이중 삼성생명(11조8640억원) 한화생명(-2조6460억원)이 각각 1조2800억원, 1조640억원 가장 크게 줄었다.

손보 대형 5개사(삼성‧현대‧DB‧KB‧메리츠) 중에서는 삼성화재를 제외한 4개사 모두 크게 손실 규모가 늘었다. 특히 DB손해보험은 3조8830억원 손실을 기록, 직전분기보다 1조2600억원 손실이 늘며 5개사 중 유일하게 1조원대 감소를 기록했다.

삼성화재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2조4070억원으로 0.5%(114억원) 감소에 그쳤다.

할인율 강화와 금리 하락에 따른 영향이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에서도 손실 흡수력이 높아 자본의 질이 높다고 평가받는 기본자본의 구성 항목 중 하나다.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자산‧부채 평가액이 달라지며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에 즉각 영향을 준다.

할인율 변동도 대부분 기타포괄손익으로 반영돼 보험부채 할인율을 끌어내려 결과적으로 킥스비율 하락을 야기한다.

금리 하락과 할인율 강화에도 당기순이익 증가, 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보험사의 가용자본 감소는 막았으나 보험사의 요구자본 구성 항목인 시장위험액도 일제히 늘어 킥스비율 하락을 부추겼다.

올 1분기 시장위험액은 생보와 손보 각각 46조5010억원과 23조613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조4880억원, 1조3680억원씩 늘었다.

시장위험액을 끌어내린 것도 금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보험사의 자산부채 종합관리(ALM) 미스매칭 확대로 시장위험액 하위 항목인 금리위험액이 1조7000억원 늘었다.

금감원은 저금리 기조 지속이 전망되는 만큼 금리 하락에 대비한 ALM 관리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자산 듀레이션 확대뿐 아니라 부채 듀레이션 축소 노력이 중요하다”며 “ALM 관리가 미흡한 보험사를 중심으로 리스크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철저히 감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올 1분기 경과조치 적용 기준 보험사의 킥스비율은 197.9%로 전분기 말 대비 8.7%포인트(p) 하락했다. 이 기간 가용자본은 1조3000억원 늘었으나 요구자본도 5조9000억원 증가했다.

대한금융신문 한지한 기자 gks7502@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