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금리 하락 속 킥스마저 ‘초격차’

빅5 손해보험 중 자력 개선 유일 자산 D>부채 D 구조, 금리 하락시 기타포괄 변동성↓…기본자본도 홀로 증가

2025-06-24     한지한 기자

기준금리가 2%대로 진입한 건 지난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저금리에 취약한 구조를 가진 보험사가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악화에 신음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삼성화재만 자력으로 자본건전성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삼성화재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킥스비율은 266.6%로 직전분기 대비 2.1%포인트(p) 상승했다. 주요 손보 5개사 중 자본성증권(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지 않고 킥스비율을 올린 곳은 삼성화재가 유일하다.

이 기간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각각 8000억원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하며 2.4%p, 1.6%p씩 개선됐다. 후순위채를 제외하면 킥스비율은 하락으로 돌아선다. K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는 후순위채를 발행했음에도 킥스비율이 4.2%p, 9.3%p씩 하락했다.

타사와 차별화된 삼성화재의 자산·부채 종합관리(ALM) 능력이 발휘된 결과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킥스 도입 이전부터 유럽 솔벤시2(SolvencyⅡ) 수준의 할인율을 감안한 ALM 매칭 및 지급여력비율 관리 등을 해왔다”라며 “금리연동형 상품과 갱신형 상품 등 부채 듀레이션이 낮은 상품 비중이 높은 게 저금리 상황서 가용자본 대비 요구자본 증가폭이 낮은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부채 듀레이션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짧은 상황으로 향후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를 위해 장기 상품 판매를 지속해도 ALM이 매칭돼 금리위험액이 감소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이는 금리 민감도 분석에서 두드러진다. 지난해 말 기준 주요 손보 5개사의 정기공시에 따르면 금리 하락 시 킥스비율 개선을 예상한 곳은 삼성화재뿐이었다.

당시 삼성화재는 금리가 1.0%p 하락할 경우 킥스비율이 기준치(264.5%, 지난해 말 킥스비율)보다 5.8%포인트(p) 개선된다고 내다봤다. 분모인 요구자본은 1400억원가량 증가해도 분자인 가용자본이 이보다 6배 이상 큰 9100억원 늘어나는 영향이다.

반면 현대해상과 DB손보는 킥스비율이 23.9%p, 18.9%p씩 악화한다고 예상했다. 양사 모두 요구자본은 늘고 가용자본은 줄었다. KB손보와 메리츠화재도 각각 18.2%p, 10.0%p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경은 할인율과 금리 변화에 민감도가 높은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의 변동성 관리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기본자본의 구성 항목 중 하나로 대다수 보험사가 겪는 가용자본 감소의 원인이 된다.

올 1분기 삼성화재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2조4070억원으로 직전분기 대비 114억원 감소에 그쳤다. 이에 따라 기본자본킥스비율은 156.0%에서 158.6%로 2.6%p 개선됐다. 이 기간 상위 5개 손보사 중 기본자본킥스비율이 개선된 곳은 삼성화재가 유일하다.

DB손보의 경우 기타포괄손익누계액 손실 규모가 직전분기보다 1조2600억원 늘며 기본자본킥스비율도 11.3%p 악화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말 2조4170억원에서 올 1분기 3조3350억원까지 손실이 확대됐다. 이에 기본자본킥스비율은 46.7%까지 떨어지며 대형사 중 유일하게 50%를 밑돌았다.

대한금융신문 한지한 기자 gks7502@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