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집안사정’에 밀린 롯데손보 건전성 위기

라스평가 결과 정례회의 미상정 금융감독체계 개편 이슈에 업무처리도 후순위로 밀린 양상

2025-06-26     한지한 기자
(사진=롯데손해보험)

‘금융감독체계 개혁법’이 발의되며 금융당국이 내외부적으로 분주한 가운데 롯데손해보험의 건전성 악화에 대한 후속 조치가 뒷전으로 밀린 양상이다.

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일 열린 ‘제12차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롯데손보의 경영실태평가(RAAS) 결과에 대한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앞서 지난달 롯데손보의 경영실태평가 결과 자본적정성 항목에서 4등급(취약)을 부여하는 안건을 금융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감독규정상 자본적정성 항목에서 4등급을 받으면 종합평가 등급과 관계없이 경영개선권고 대상이다. 최종적으로 금융위 정례회의를 통해 결정된다.

금감원은 지난달 8일 열린 롯데손보 후순위채권 콜옵션 관련 현안 설명회에서도 “(롯데손보의) 재무 상황에 대한 평가 결과가 확정되는 대로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신속히 취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사이 롯데손보는 후순위채 상환을 위한 자본확충 이행 방안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은 가운데 결과적으로 조치가 늦어지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따라 롯데손보의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감독 조직 개편을 앞둔 만큼 롯데손보의 제재도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모양새”라며 “오는 8월도 힘들 것이란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롯데손보의 건전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올 1분기 롯데손보의 경과조치 적용 후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119.9%로 전년 말보다 35.7%포인트(p) 크게 악화했다. 이달부터 금융당국의 킥스비율 권고 수준이 150%에서 130%로 완화됐으나 이 또한 미달했다.

이 기간 기본자본킥스비율도 마이너스(–)1.6%에서 –15.6%까지 떨어졌다.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을 제외하면 손해보험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향후에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등 건전성 개선 요인이 없는 만큼 지속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달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금융위와 금감원을 하나로 합쳐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로 변경하는 것이 골자다. 금융위는 기존 금융정책 업무를 기획재정부에 이관하고, 금감원은 기존 금융사 건전성 감독 업무만을 맡은 채 편입한다. 금감원의 금융사 영업행위에 대한 감독 업무 등은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신설해 이관한다.

대한금융신문 한지한 기자 gks7502@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