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 거래 재개 ‘안풀리네’…증권사 절반은 ‘회의적’
안전성 확보했단 주장에도 과거 전산장애 기억 생생 미국 정규거래소 주간거래 추진으로 ATS 필요성 감소
블루오션 대체거래소(Blue Ocean ATS)의 주간거래 재개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내년이면 미 정규거래소가 자체 주간거래를 추진하는 점도 증권사가 쉽게 거래 재개를 결정하지 못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8월 주간거래 중단 이후 현재까지 거래 재개 움직임은 없다.
블루오션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제 요건을 충족한 유일한 ATS다. 현재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 독점적으로 미국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중 한국이 차지하는 거래 비중은 60%에 이를 정도로 블루오션의 주요 시장이다.
블루오션 측은 올해 1월 여의도 하나증권 사옥에 사무실을 차리는 등 꾸준히 주간거래 재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막대한 거래량을 소화할 만큼 시스템을 보완했으며 보상 정책도 세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금융투자협회과 함께 블루오션에 공동 대응하는 증권업계는 주간거래 재개 여부에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주간거래 중단 증권사는 총 19개사다.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메리츠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대신증권 등 10개 대형 증권사가 모두 포함돼 있다.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교보증권·상상인증권·유안타증권·유진투자증권·카카오페이증권·토스증권·한화투자증권·iM증권·LS증권 등 9개사가 참여한다.
금투협에 따르면 블루오션 주간거래를 즉시 재개하자는 증권사가 절반이고 반대하는 쪽도 절반이다.
즉시 재개에 반대하는 증권사들의 주된 이유는 거래 안정성이다. 작년 8월 중단 사태 이전에도 수차례 전산장애를 일으킨 만큼 거래량이 많은 증권사일수록 주간거래 재개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나스닥이 내년 하반기 목표로 24시간 거래를 추진한다는 이유도 있다. 당장 블루오션과의 거래를 재개하려고 해도 해외 브로커와의 연결·전산 테스트에 최대 6개월이 소요된다. 이럴 경우 올 연말이 돼야 ATS 거래가 가능해진다.
이에 내년 하반기 정도면 정규거래소의 주간거래가 열려 ATS는 무용지물이 된다는 게 반대 측 논리다.
반면 주간거래 재개를 원하는 증권사들은 일부 투자자의 요청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낮 시간대에 실시간으로 시장 상황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불만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정규거래소의 주간거래가 오픈되면 국내 증권사들은 거래 안정성이 훨씬 높은 정규거래소와 연결하려고 할 것”이라며 “블루오션이 아닌 다른 ATS를 택할 경우 이들의 주간거래 업력이 매우 적다는 점이 우려 포인트”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역시 블루오션에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감독원은 국내 투자자 보호를 중요시하지 해외 업자에겐 관심이 없다”며 “증권사가 블루오션과 거래하는 걸 말릴 순 없지만, 당국 입장에선 투자자 보호가 선결돼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