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ALM 규제…저금리 가장 취약한 보험사는

작년말 금리민감도 살펴보니 생보 ‘처브’ 손보 ‘농협’ 요동 대형사 중 삼성‧현대 위험수위

2025-07-04     한지한 기자

금리 하락 시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이 가장 요동치는 보험사는 생명보험에선 처브라이프생명, 손해보험에선 NH농협손해보험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는 금리 민감도 공시를 통해 금리 100bp(1bp=0.01%p) 하락 시 킥스비율 변동을 공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취약한 자산·부채 듀레이션(민감도) 관리가 금리 하락기 건전성 악화 요인이라고 보고 규제 도입을 예고한 상황이다.

4일 대한금융신문이 생보 22개사와 손보 17개사의 지난해 말 기준 금리 민감도 분석(경과조치 전)을 종합했다.

생보업권의 경우 처브라이프의 금리 1%p 하락 시 킥스비율은 149.0%에서 92.0%로 57.0%p 악화된다.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은 2084억원에서 1694억원으로 줄고,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은 1398억원에서 1851억원으로 늘어난 결과다.

대형 5개사(삼성‧한화‧교보‧신한라이프‧NH농협) 중에서는 삼성생명의 킥스비율이 26.7%p 악화하며 금리 하락에 가장 취약했다.

이어 △신한라이프 –10.2%p △한화생명 –8.5%p △교보생명 –1.2%p 순이다. 반면 농협생명은 금리가 1.0%p 하락하면 킥스비율은 34.1%p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손보업권에서는 농협손보가 금리 하락 시 킥스비율이 40.1%p 하락하며 가장 큰 변동성을 보였다.

대형 5개사(삼성‧현대‧DB‧KB‧메리츠) 중에서는 현대해상이 23.9%p 하락하며 변동 폭이 가장 컸다. 이어 △DB손해보험 –18.9%p △KB손해보험 –18.2%p △메리츠화재 –10.0%p 등이다. 삼성화재는 5.8%p 상승했다.

보험사는 금리가 하락하면 듀레이션이 상승하는데 이 경우 부채가 자산보다 빠르게 오른다.

이에 부채 듀레이션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긴 회사는 금리 인하기에 ALM 미스매칭이 확대돼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을 중심으로 가용자본은 줄고, 금리위험액을 중심으로 요구자본은 늘어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

반면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보다 길면 금리 상승 시 건전성에 악영향을 주지만 금리가 하락하면 ALM 오버매칭이 축소돼 건전성이 개선된다. 타사와 달리 삼성화재의 킥스비율이 개선된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 듀레이션보다 긴 회사 중 하나다.

금융당국도 금리 하락기 보험사 건전성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이 자산‧부채 듀레이션 구조에 취약성 때문이라 판단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2일 열린 ‘보험산업 건전성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에서 보험사의 허용되는 듀레이션 갭 범위를 정하고 준수 의무를 부과할 것을 논의했다. 또 킥스제도 또는 경영실태평가(RAAS)상 ALM에 대한 평가 항목을 도입 및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단 규제 도입 시 듀레이션 갭이 큰 회사의 경우 당장 규제 준수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대형사에 우선 적용하거나 충분한 적응 기간을 부여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회사별 ALM 매칭률이나 듀레이션은 공시 대상이 아닐뿐더러 산출 기준과 대상이 달라 비교가 어렵다. 단 반기별로 공시하는 금리 민감도에 따라 ALM 매칭률을 간접적으로 파악이 가능하다.

대한금융신문 한지한 기자 gks7502@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