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임차료 깎기 협상에…이지스·국민은행 ‘직격탄’
이지스 ‘투자’ 국민銀 ‘관리’ 점포 임차료 감소폭만 40~50% 달해 수익성 악화에 유동성 리스크 감수
홈플러스의 점포 임차료 인하에 이지스자산운용과 KB국민은행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임대차 점포에 투자한 운용사고, 국민은행은 해당 건물의 신탁업자 중 하나다. 이들과 얽힌 점포의 임차료 감소 폭은 물론 감소 규모도 가장 컸다.
10일 대한금융신문이 입수한 삼일회계법인의 홈플러스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점포 임차료를 절감하기 위해 68개 임대인을 대상으로 임차료 협상을 진행했다.
보고서는 “그 중 11개 점포는 (도합) 614억원의 임차료에서 455억원으로 임차료를 협의 조정 완료했고 15개 점포는 (도합) 1185억원의 임차료에서 740억원으로 협의 최종 단계에 있다”며 “이로 인해 채무자(홈플러스)는 연간 총 605억원의 임차료 절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총 26개 점포의 임차료 인하를 통해 재무 개선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 중 이지스자산운용이 투자한 점포들의 감소율이 다른 곳의 감소 폭을 크게 웃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지스일반사모 부동산투자신탁13호’를 통해 홈플러스 영등포·부산 센텀시티·서울 금천·동수원 등 4개 점포를 편입자산으로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등포점의 본래 임차료는 연 127억6000만원이었으나 연 63억8300만원으로 50% 감소할 예정이다.
센텀시티점의 임차료는 연 116억4900만원에서 58억2500만원으로, 금천점은 연 101억6600만원에서 50억8300만원으로 줄어든다. 동수원점의 임차료는 연 89억3200만원에서 44억6600만원으로 감소한다. 센텀시티·금천·동수원점의 임차료 감소율 역시 각각 50%다.
이들 4개 점포의 총 임차료는 연 435억1300만원에서 217억5600만원으로 내려간다. 이는 삼일회계법인이 전망한 홈플러스의 연간 총 임차료 절감액(605억원)의 3분의 1 수준에 이른다.
이렇게 임차료가 인하하면 투자 운용사로서는 펀드 수익률 하락에 대출 상환 부담을 입게 된다. 임대 수익 급감으로 유동성 리스크도 감수해야 한다.
4개 점포의 신탁업자인 국민은행도 타격을 피할 수 없다. 신탁업자는 부동산 자산과 임대차 계약을 관리하는 역할인데 임차료가 내려가면 이들에게 지급되는 관리보수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대다수의 신탁보수가 임대 수익과 연동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KORIF 부동산투자신탁제19호’의 수익성도 악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이지스KORIF 19호는 홈플러스 경남 삼천포·진주·경북 포항점을 편입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삼천포점의 임차료는 연 37억6500만원에서 18억8300만원으로 50% 감소한다. 진주점 임차료는 연 76억7200만원에서 46억300만원, 포항점은 연 52억5600만원에서 31억5400만원으로 각각 40% 감소한다. 삼천포·진주점의 신탁업자는 하나은행, 포항점의 신탁업자는 우리은행이다.
삼천포·진주·포항 등 3개 점포의 총 임차료는 연 166억9300만원에서 96억4000만원으로 줄어든다.
아울러 코람코자산운용은 ‘코람코일반사모 부동산투자신탁제63호’를 통해 분당 오리점에 투자하고 있다. 오리점 임차료는 연 41억9500만원에서 20억9700만원으로 50% 줄어든다. 오리점의 신탁업자는 국민은행이다.
이로써 이들 8개 점포의 총 임차료는 연 644억100만원에서 339억9300만원으로 감소한다. 이는 삼일회계법인이 전망한 연간 총 임차료 절감액의 50%를 웃돈다.
협상을 진행한 나머지 18개 점포의 임차료 감소율도 매장별로 최소 10%에서 최대 35% 수준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임차료 협상 진행에 대해 알 수 없는 상황이라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