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면 기본자본 급감하는 동양생명…우리지주, 지갑 열까

3억불 ‘기발행 신종’ 콜옵션 도래 상환 시 기본자본 22.5% 증발 제도 앞둔 기본킥스비율 12%p↓ 규제 수준 예상치 50% 미달 가능성

2025-07-24     한지한 기자

동양생명의 기본자본을 지탱하던 기둥인 기발행 신종자본증권이 사라진다. 이제 모기업이 된 우리금융지주의 도움 없인 기본자본지급여력(K-ICS‧킥스)비율 규제 대응은 난망한 상황이다.

24일 동양생명에 따르면 오는 9월 3억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행사를 예정하고 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오는 9월 콜옵션 행사 예정”이라며 “지난 5월 5억달러, 한화 7000억원 규모의 해외 후순위채권로 조달한 자금과 자체 보유 자금을 바탕으로 상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9월 발행한 한화 약 3446억원인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은 조기상환을 유도하는 스텝업(Step-Up) 조항이 삽입돼 원칙적으로는 보완자본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새 지급여력제도인 킥스 도입 전까지 발행된 증권에 한해 공통 경과조치로 그간 전액 기본자본으로 인정해 왔다.

해당 증권의 콜옵션 행사 후 동양생명의 기본자본은 올 1분기 기준 1조5290억원에서 1조1850억원으로 22.5% 줄어든다. 이에 따라 기본자본킥스비율도 57.4%에서 44.5%로 12.9%포인트(p) 크게 악화한다.

향후 금융당국의 기본자본킥스제도 규제 수준이 50%로 확정될 경우 규제 수준을 준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까지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된 것을 고려하면 이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올해 1분기 현재 기본자본킥스비율이 50%를 밑도는 곳은 롯데손해보험(-15.6%), iM라이프(12.1%), 푸본현대생명(36.6%), 하나손해보험(38.3%), 현대해상(46.7%) 등 5개사다.
 
동양생명이 향후 단기간 기본자본을 끌어올리려면 모기업인 우리금융의 지원 가능성이 고려될 수 있다. 이외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유일한데 스텝업 조항이 없고, 이자비용 역시 상법상 이익잉여금 내 배당가능이익으로 충당해야 하는 조건 때문이다. 

즉 콜옵션 시점인 5년간 이자를 지급하고도 남을 만큼의 충분한 배당가능이익이 있는 우량한 회사만 발행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현재까지 당국의 기본자본킥스비율 규제를 앞두고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 중인 보험사는 DB손해보험뿐이다.

실제 동양생명은 상장사임에도 지난해 결산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 올해 1분기 말 킥스비율은 127.2%까지 떨어졌고, 지난 5월 후순위채 발행으로도 배당가능이익 확보를 위한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비율 완화의 최소 기준인 킥스비율 170%에 도달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외부 자본 조달 외에도 기본자본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영업력 측면에서도 수익성 제고를 통한 자본적정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지난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조건부 승인을 받은 당시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탄탄한 자본관리에 기반해 혁신 및 성장하는 보험사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한지한 기자 gks7502@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