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 게이트’ 불똥 튄 키움증권, 신사업 제동걸릴까

전산구축 일정에 퇴직연금 사업도 내년으로 사업 개편 멈칫…리테일 편중 구조 우려

2025-07-28     김세연 기자
출처 = 키움증권

키움증권 신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오너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가 불투명해졌고, 전산 구축 개발 일정에 따라 퇴직연금 사업 신청도 내년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연초 신년사를 통해 발행어음(단기금융업)과 퇴직연금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으면서 향후 먹거리 준비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 결과 이달 초 키움증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IB 및 발행어음 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하고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발행어음은 초대형 IB만 신청할 수 있는 사업으로 증권사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어음이다. 자기자본 2배까지 판매가 가능하며, 부동산·기업금융 등에 투자할 수 있어 사업 확장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증권사 IB 부문 핵심 요소로 꼽힌다.

문제는 인가 신청 후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김건희 여사 ‘집사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되면서 오너리스크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해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대규모 주가조작 무혐의 처분을 받은 지 1년 만이다. 

당국이 지정한 심사 요건은 내부통제, 자본 요건(4조원) 충족, 이해상충 방지체계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김 전 회장은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됐으나 추후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인가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어 안심할 수 없다. 

일찍이 초대형 IB를 완료한 삼성증권은 대주주 리스크에 8년간 단기금융업을 하지 못했다. 금융위 자본시장과 관계자는 “자본 요건 등의 정량적인 것 외 내부통제나 기타 요소들의 정성적 지표는 심사하는 사람의 재량”이라며 “현재 심사 건에 대해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퇴직연금 사업자 인가 신청은 내년 상반기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올해 2분기 시스템 구축에 들어간 키움증권이 연내 인가 신청을 완료할 수 있다고 봤지만, 키움증권 측은 전산 개발에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해가 넘어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상반기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내에서 잇따라 발생한 시스템 장애로 한 번 곤욕을 치른 바 있어 전산 구축에 더 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월 3일과 4일 양일간 개장 직후 주문 체결이 지연되거나 이뤄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접수된 민원은 1만8305건에 달한다.

수익 다각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던 키움증권 계획에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향후 경쟁력 약화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키움증권은 증권사 간 경쟁 심화로 리테일 점유율을 쫓기는 상황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이 중요해졌다. 이에 발행어음 사업 인가가 절실할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퇴직연금은 지난해 실물이전 시행 후 은행에서 증권사로 머니무브(자금 이동)가 활발해지면서 이미 대형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관련 시장은 초기 자본이 많이 들고 인력이 중요한 사업으로 빠르게 입지를 다지는 게 중요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어음과 퇴직연금 사업은 증권사 주요 먹거리로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미 여러 증권사(신한·하나·키움·메리츠·삼성)가 어음인가를 신청했고, 퇴직연금 역시 경쟁사 간 각종 이벤트를 통해 적극적으로 투자자를 유치하고 있다”며 “두 사업 모두 진출이 늦어질수록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말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1847억원)이 전체 수수료 손익(2030억원)에서 91%를 차지할 정도로 리테일 영향이 큰 증권사다. 2005년부터 주식 위탁매매 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이다. 

대한금융신문 김세연 기자 seyeon723@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