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수익성 분석]
삼성화재, 더뎌진 CSM 순증

2025-08-19     박영준 기자

초격차 경영의 핵심인 ‘물량 공세’ 약발이 떨어진 탓일까. 삼성화재의 보험계약마진(CSM) 순증이 더뎌졌다.

당장 판매하는 장기상품의 수익성 회복은 요원한데, 당기 이익으로 귀속되는 상각액은 계속 커지고 있다. 순증률 관리를 위해선 이제 양보다 질이 요구되고 있다.

<핵심>

18일 삼성화재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CSM 잔액은 14조5780억원으로 연초 대비 3.6%(504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CSM 순증률은 4.9%(6520억원)였다. 

전체 보험사 중 CSM 규모가 가장 큰 삼성화재다. 그만큼 빠져나가는 상각액도 많다. CSM 순증세가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순증률이 하락한 배경으로는 판매 상품의 수익성 하락이 꼽힌다. 

<배경>

삼성화재의 올 상반기 CSM 상각률은 5.3%로 8120억원이 보험손익으로 귀속됐다. 전년동기 대비 120억원 증가한 수치다. 

반기 상각액이 8000억원을 넘는 보험사는 삼성화재가 유일하다. 연간으로 따지면 1조6000억원 규모다. 신계약CSM이 꾸준히 우상향하지 않는 한 소진 속도가 증가 속도보다 빨라질 수 있다.

최근 3년간 삼성화재의 신계약 CSM을 살펴보면 지난 2023년 상반기 1조4430억원, 지난해 상반기 1조6380억원, 올 상반기 1조4220억원 등으로 올해가 새 국제보험회계(IFRS17) 도입 후 3년 중 가장 낮다. 

<알아야 할 것>

초격차 경영을 위해 양적 확장을 이뤄냈던 지난해와 달라진 건 장기보험 계약의 질이다. 

올 상반기 월납환산초회보험료 규모는 1120억원으로 전년동기(1100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판매 상품의 수익성은 뒷걸음질 쳤다. 신계약 CSM배수가 12.7배로 전년동기 대비 2.2배 하락한 탓이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 11.8배서 2분기 13.7배로 회복됐으나 이는 금융당국의 무저해지보험 가이드라인 반영에 따른 보험료 상승효과로 풀이된다. 

즉 1분기 무해지보험 ‘절판’ 이후 자연스러운 배수 증가를 제외하곤 신규 매출을 늘리는 것 외 특별한 타개책을 찾지 못했다는 평가다.

지난 5월 출시한 장기상품 ‘보장 어카운트’는 CSM배수 17배를 예상할 만큼 수익성 높은 상품으로 기대됐다. 삼성화재 상반기 컨퍼런스 콜에 따르면 판매량은 5월, 6월 전체 신계약의 15~20%(월 30억 내외)에 그쳤다. CSM배수 상승을 이끌 수준은 아니었던 셈이다.

<추가>

올 상반기 삼성화재 컨퍼런스 콜 역시 하반기 CSM배수 회복 전망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 관계자는 “3, 4분기는 14배 이상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신상품(보장 어카운트) 공급도 지속해 우상향할 것”이라며 “예정이율 인하로 인해 (배수는) 0.6~0.7배 정도 상승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영준 기자 ainjun@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