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가정 분석]
삼성생명과 매출은 비슷한데 왜 이렇게 다를까

2025-08-22     박영준 기자

 

생명보험업계 1위와 2위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보험계약마진(CSM)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 신규 매출 규모는 비슷한데 왜 이렇게 다를까.

<핵심>

22일 삼성생명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최초 인식한 미래현금유입액의 현재가치 추정치(신계약 매출서 비롯될 예상 보험료 수입)는 10조7250억원이다. 이 중 CSM은 1조4260억원으로 마진율은 13.3%다.

한화생명은 최초 인식한 미래현금유입액의 현가를 9조9690억원으로 추정했다. CSM은 9260억원으로 마진율은 9.3%였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연납화보험료(APE)는 각각 1조7030억원, 1조7660억원으로 한화생명이 더 많았다. 

미래현금유입액의 현가에는 계약유지율이나 할인율 등의 가정이 포함돼 있다. 한화생명이 더 많이 팔고도 더 적은 보험료 수입을 예상했고, 그로 인해 발생할 기대 이익 역시 낮았던 것이다. 

<배경>

마진율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보장성보험 판매 포트폴리오가 신계약CSM 증대를 갈랐다.

수익성 지표인 APE배수(CSM/APE)로 살펴보면 올 상반기 삼성생명의 사망보험 APE배수는 40%, 한화생명은 28%다. 건강보험 배수는 각각 136%, 130%로 비슷한 수준이다. 

한화생명 기준으로 같은 보험료 수입이라면 사망 1건보다 건강 1건이 4배 이상의 기대 이익을 창출한다는 의미다. 

삼성생명은 총 1조4860억원의 APE 중 사망보험 6470억원(비중 44%), 건강보험 8390억원으로 건강보험 APE가 올해 처음으로 사망보험 APE를 넘어섰다. 

한화생명은 올 상반기 보장성 APE 1조4300억원 중 사망보험 9660억원(비중 68%), 건강보험 4640억원으로 여전히 사망보험 판매가 두 배 이상 많다. 

더 많은 신규 매출을 거두고도 한화생명의 기대 이익이 훨씬 적은 배경이다. 

<추가>

한화생명의 경우 판매채널의 종신보험을 중심으로 한 사망보험 쏠림이 달라지지 않는 한 CSM의 순증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화생명의 올 상반기 CSM 잔액은 8조8330억원으로 연초 대비 3.3%(2760억원) 순감했다. 10조원을 바라보던 CSM은 처음 9000억원선이 무너졌다.

분기별로 살펴볼 때 한화생명의 CSM이 순증한 건 지난 2023년 새 국제보험회계(IFRS17) 도입 후 1분기와 2분기, 지난해 1분기 등 3개 분기뿐이다. 

금융당국의 각종 가이드라인 영향으로 보험사마다 경험조정액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도 신계약 매출 대비 CSM 유입이 너무 적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생명의 올 상반기 CSM 잔액은 13조7460억원으로 연초 대비 3.3%(4370억원) 늘어났다. 이 기간 CSM서 보험이익으로 귀속된 상각액 규모는 3830억원으로 한화생명(1960억원)의 두 배 가량이다.

<한편>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 이후 핵심 판매채널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피플라이프가 지난해 말 기준 신계약의 90% 이상을 사망보험으로 채우고 있다. 최근 인수한 영남권 보험대리점(GA)인 IFC 역시 신계약 실적의 94%가 사망보험일 정도다. 

<관련기사: 2025년 7월 8일 본지 보도, 몸집 불린 한화 GA…‘종신보험 쏠림’ 숙제>

한 보험사 마케팅 관계자는 “CSM 순증률이 성과지표(KPI)와 연동돼 신계약CSM 증대 중심의 매출 확대는 모든 보험사의 숙제”라며 “이제 판매채널의 영업효율을 따질 때도 신규 매출액의 규모뿐만 아니라 마진율도 함께 따진다”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영준 기자 ainjun@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