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손 내민 보험판매 파트너들, ‘이것’ 능했다

두 달새 7개 GA와 업무협약 진행 중 ‘불판’ 낮고 계약 유지 뛰어난 회사에 매출·설계사 규모 상관없이 협력 구축

2025-11-06     장서현 기자

삼성생명이 보험 판매대리점(GA)과 잇따라 손을 잡으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주목할 점은 매출이나 설계사 규모가 아닌 조직 건전성과 내부통제 체계 등을 핵심 기준으로 삼아 협력 체계 구축에 나섰다는 점이다.

6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지난달 인카금융서비스, 글로벌금융판매, 지에이코리아 등 대형 GA 3곳과 리스크관리 협약(MOU)을 시작으로 영진에셋과 도하경영컨설팅과도 손을 잡았다. 이달에는 한국보험금융, 더베스트금융과의 협약이 예정돼 있다.

통상 여러 보험상품을 비교·판매하는 GA는 보험사가 주는 수수료나 시책(인센티브)에 따라 보험을 판매한다는 오명을 듣고 있다.

일부 GA는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보험을 추천하기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받는 상품에 가입시킨다는 지적도 있어 왔다.

삼성생명과 손을 잡은 GA의 공통점은 규모와 상관없이 보험계약 관리에 뛰어나다는 점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매출 규모나 설계사 수보다 내부 기준에 따라 GA의 안정성과 관리체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라며 “소비자 보호와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와 협약을 맺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들 GA의 불완전판매비율, 13·25회차 유지율을 살펴본 결과 초대형 GA인 인카금융서비스(설계사수 1만8568명)는 불완전판매비율 0.01%로 업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판매한 보험계약이 1년 이상 유지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13회차 유지율은 91.2%였고, 2년 이상(25회차) 유지율은 79.3%였다.

이를 비롯해 설계사 수 1만명을 넘어서는 지에이코리아(1만6999명)와 글로벌금융판매(1만3767명) 역시 13회차 유지율은 각각 91.9%, 90.8%를 기록하며 10대 GA 평균인 87.8%을 크게 웃돌고 있다. 25회차 유지율 역시 79.8%, 79.0%로 10대 GA 평균인 72.2%보다 높았다.

영진에셋(3699명)은 13회차·25회차 유지율이 각각 94.3%, 82.5%로 MOU를 맺은 대리점 중 가장 양호한 수치를 보였다.

눈에 띄는 건 설계사 수 216명 규모의 중소형 GA인 도하경영컨설팅과 2000여명 규모의 더베스트금융도 협약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도하경영컨설팅은 소속 설계사의 역량이나 교육 체계, 영업 방식 등 비계량적 요소에서 뛰어난 회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더베스트금융은 재무건전성과 성장 가능성을 주목해 삼성생명이 먼저 협력을 제안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이번 행보는 GA 채널 관리 강화의 신호탄”이라며 “이번 협약은 내부통제 강화와 소비자 보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GA 등 외부 위탁 조직의 리스크까지 인식하고 관리하도록 하는 ‘제3자 리스크 가이드라인’을 다음달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제3자 리스크는 GA 등 외부 위탁조직의 내부통제 실패나 불완전판매로 인한 위험이 보험사로 전이되는 것을 말한다. 완전판매가 미흡하거나 금융사고가 잦은 GA는 리스크 수준이 높다고 판단돼 보험사와의 제휴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한금융신문 장서현 기자 flominng@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