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압박 속 우리금융 인선 본격화…차기 회장은?
임추위, 이달 롱리스트 확정 경영 연속성보다 쇄신 키워드 손병두·이원덕 등 하마평 거론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우리금융도 조만간 차기 회장 인선 절차에 돌입한다. 임종룡 회장을 포함한 내부·외부 후보들이 경쟁 구도에 올랐지만, 최근 금융권 안팎에서는 내부통제 리스크에 따른 ‘쇄신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리더십 교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1차 회장 후보군(롱리스트) 확정을 위한 막바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말 경영승계절차를 공식 개시한 임추위는 그간 계열사 대표, 전·현직 임원, 관료 출신 인사 등을 대상으로 평판조회 등 1차 검증 작업을 이어왔다. 지난해 처음 도입한 ‘보드 석세션 데이(Board Succession Day)’도 후보군 평가 과정에 활용된다.
현재 상시 관리 대상은 그룹 핵심 자회사 대표 등 내부 인사 5명과 외부 자문기관이 추천한 외부 인사 5명으로 구성돼 있다.
내부 잠재 후보로는 임종룡 회장을 비롯해 정진완 우리은행장, 진성원 우리카드 대표, 기동호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지난 2023년 회장 선임 과정에서는 손태승 전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며 롱리스트에서 제외됐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임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고 있어 내부 경쟁 구도가 이전보다 복잡해졌다는 평가다.
임 회장은 한국포스증권-우리종합금융 합병을 통한 우리투자증권 부활,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등 종합금융그룹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내부통제 부실이 반복되며 연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정기검사에서 임 회장 재임 기간의 부당대출 사례가 확인된 데다, 금감원은 올해 3월 실시한 경영실태평가에서 내부통제·리스크관리 미흡을 이유로 평가등급을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관련기사: 2025년 10월 24일 본지 보도, 쇄신 특명 임종룡, 3년째 ‘노히트’…연임 여부 촉각>
이 때문에 금융권 내부에서는 “지배구조 신뢰 회복을 위해선 리더십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내부통제 이슈가 반복된 만큼 조직 안정보다 ‘대대적 쇄신’에 기대가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성욱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지주 임원과 이석태 우리금융저축은행장, 강신국 우리PE자산운용 대표 등 굵직한 성과를 낸 인사들의 후보군 편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외부 후보로는 손병두·도규상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이원덕·조병규 등 전 우리은행장들의 이름이 우선 거론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번 인선은 단순히 경영 연속성보다 내부통제 체계 재정비, 그룹 이미지 쇄신 등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조직 이해도가 높으면서도 새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전직 임원이나 외부 전문가가 자연스럽게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추위는 이달 중 롱리스트를 확정한 뒤 전문성·도덕성 심층 평가를 거쳐 이르면 내달 2차 후보군(숏리스트)을 도출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주요 자회사 대표 인사 일정 등을 고려해 연내 최종 후보를 도출하겠단 목표다. 최종 후보는 이사회 결의를 거쳐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대한금융신문 이진희 기자 ljh@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