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IMA 1호 사업자 타이틀보다 중요한 것

2025-11-24     최석범 기자

금융위원회가 한국투자증권을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1호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로 선정했다. 발행어음으로 자기자본의 200%를 조달하고 여기에 추가로 100%를 더 조달할 수 있게 됐다.

한투증권은 자금 조달 걱정을 한시름 덜게 됐다. 발행어음 한도가 턱밑까지 찬 상태에서 추가로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다음 인가부턴 깐깐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관측이 많았다. 김성환 한투증권 사장이 직속 기구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전사 역량을 집중한 것도 이런 이유다.

한투증권은 IMA 상품을 만들어 다음 달부터 공급한다. 안정형 상품을 우선 공급하되 점진적으로 상품 구성을 늘린다는 계획도 밝혔다. 상품 판매로 확보한 자금은 기업금융과 모험자본에 투입하기로 했다. 투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벤처 혁신기업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투증권의 상품 판매 관련 제재 내역을 보면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일례로 올 4월 한투증권은 펀드 불완전판매로 기관경고 처분을 받았다. PB센터 직원 3명이 투자자에게 초고위험 상품을 판매하면서 투자 성향을 파악하기 전 투자를 권유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다른 PB지점에도 직원 17명이 상품 18건(30억2000만원)을 판매하면서 투자성향 검증과 설명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설명의무 미흡 등 불완전판매 논란이 불거진 벨기에 펀드도 한투증권이 가장 많이 판매했다. 피해 투자자 모임은 "한투증권 등 판매사들이 리스크 고지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이는 정보 비대칭에 따른 불완전판매"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투증권은 투자자에게 손해액의 20~50%를 배상하기로 한 상태다. 

한투증권이 판매할 IMA 상품도 설명이 미흡하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상품은 약정한 기간 계약을 유지하면 원금과 수익률을 보장하지만, 중도에 환매하면 원금을 받지 못한다. 판매에 급급해 수익률과 원금 보장만 강조하면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수 있다.

IMA 상품 판매로 자금을 많이 조달하는 것만큼 완전 판매도 중요하다. 이미 한투증권은 불완전판매로 소비자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2024년 금감원 금융소비자 실태평가에서 아래서 두 번째에 해당하는 '미흡' 등급을 받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당시 금감원은 등급 결정의 배경으로 소비자 보호에 미흡하고 불완전판매를 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을 들었다. 미흡은 금융소비자 실태평가 등급은 양호, 보통, 미흡, 취약으로 나뉜다.

그런 측면에서 한투증권이 최근 사장 직속 소비자 보호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한 건 의미가 있다. IMA 1호 사업자 타이틀은 이미 얻었다. 이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소비자 신뢰도 1등인 한투증권을 기대해 본다.

대한금융신문 최석범 기자 csb@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