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미래·삼성·한투 수관건수 3배 늘어
공격적 투자 가능 ETF 담자 수익률 껑충

<대한금융신문=장하은 기자> 올 상반기 은행, 보험사를 떠나 퇴직연금 상위 3개 증권사로 이동한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들이 전년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타 업권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올리고자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로의 머니 무브가 가속화하는 추세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은행·보험사에서 계약을 해지하고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으로 이전된 IRP 수관건수는 1만418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805건)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수관금액은 534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000억원)보다 2.5배 이상 증가했다.

수관건수는 가입자가 은행·보험사 IRP 계좌를 해지하고 증권사로 이전한 계좌수이고, 수관금액은 증권사로 이전시킨 적립금을 의미한다.

증권사로 이전한 IRP 계좌 대부분은 은행권에서 넘어왔다. 1~6월까지 은행에서 상위 3개 증권사로 넘어온 수관건수는 1만3050건으로 전체(1만4189건)의 92%를 차지할 정도다. 수관금액은 4381억원으로 전체(5347억원)의 63%를 차지했다.

이러한 머니무브는 상대적으로 높은 증권사의 IRP 수익률에서 비롯됐다. 올 상반기 상위 3개 증권사의 IRP 평균 수익률은 11.2%로 은행(3.31%)과 보험(2.62%)보다 7.89%포인트, 8.58%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은행·보험사 대비 증권사 IRP 수익률이 유독 높은 이유는 ETF 영향으로 분석된다. 증권사 IRP 계좌에는 ETF를 담을 수 있어 보다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지난 20일 기준 국내외주식 ETF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35.54%를 기록했다.

IRP 적립금 규모 3대 증권사인 미래·삼성·한투를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까지 합치면 수관금액 규모는 더 클 것으로 관측된다. IRP 적립금 1조원 미만의 대다수 증권사들의 경우에도 올 들어 은행과 보험권에서 이전된 계좌수가 전년보다 대폭 늘었다고 입을 모은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에도 가입자들이 은행과 보험에서 자사(증권사)로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면서 “퇴직연금 운용에 대한 관심 고조, ETF 거래, 수익률 등 증권사로 머니무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월 말 기준 전체 증권사 IRP 적립금은 10조537억원으로 이 가운데 미래·삼성·한투(6조7218억원)가 차지하는 규모는 70%에 육박한다. 미래에셋증권이 3조6548억원으로 적립금 기준 1위를 기록했고 삼성증권(1조9492억원) 한국투자증권(1조1178억원)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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