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담는 양조장 꿈꾸며 올 초 문연 브루펍 ‘감자아일랜드’
평균 연령 28.6세 강원대 출신 3인, 강원도 먹거리로 양조

창업동아리를 통해 창업의 꿈을 키워온 젊은이들이 농림부와 강원도 등의 창업자금 등을 지원 받아 자신의 손으로 일일이 공사하며 만들어낸 양조장 ‘감자아일랜드’ 사진은 이 브루펍의 멤버들이다. 왼쪽 위부터 김규현 공동대표, 안홍준 공동대표, 김태준 연구팀장, 허주용 양조팀장(왼쪽 아래), 이예지 마케터 순이다.
창업동아리를 통해 창업의 꿈을 키워온 젊은이들이 농림부와 강원도 등의 창업자금 등을 지원 받아 자신의 손으로 일일이 공사하며 만들어낸 양조장 ‘감자아일랜드’ 사진은 이 브루펍의 멤버들이다. 왼쪽 위부터 김규현 공동대표, 안홍준 공동대표, 김태준 연구팀장, 허주용 양조팀장(왼쪽 아래), 이예지 마케터 순이다.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맥주는 양조장 굴뚝이 보이는 곳에서 마셔야 한다”는 금언이 있듯이 술은 철저히 로컬푸드를 지향하는 음식이다.

하지만 거대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은 지구 반대편의 위스키와 브랜디 등의 증류주는 물론 맥주와 포도주 같은 발효주까지 거의 같은 시기에 마실 수 있도록 만들었다.

술을 단순히 자신의 긴장을 완화하거나 피로를 푸는 알코올음료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굳어지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바로 이런 문제 때문에 손으로 직접 만드는 가양주 방식의 술들은 여전히 로컬푸드로서의 생명을 더욱 누려야 하는지도 모른다.

우선 술을 만드는 재료를 지역의 것으로 사용한다는 점이 그렇다.

지역의 농산물로 만드는 만큼 환경비용을 적게 들여도 되고, 익숙한 재료라 전통적인 입맛에도 맞아 낯설지 않게 소비할 수 있는 점도 있다.

그리고 술을 생산하고 유통하는데 들어가는 환경비용은 물론 가장 신선하게 소비자의 손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은 최고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양조장이 보이는 곳에서 그 술을 맛보는 것을 권하는 것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는 양조장들의 추천사다.

강원도하면 떠오르는 먹거리가 하나 있다. 감자다. 논농사에 적합한 평지가 적고, 비탈진 곳에서도 잘 자라는 뿌리식물이다.

이렇게 지역의 특징적인 먹거리로 맥주를 만드는 청년들이 있다. 올 초 춘천에 문을 연 ‘감자아일랜드’가 바로 그곳이다.

이곳에서 맥주를 만드는 김규현 안홍준 공동대표와 이들과 함께 의기투합해서 양조를 책임지고 있는 허주용 팀장의 평균 나이는 28.6세 정도다.

이들이 감자를 포함한 지역의 농산물을 맥주로 연결해 춘천의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만들고 있다.

지역의 특산물을 수제맥주에 활용한 젊은 양조장이 등장했다. 강원도 춘천의 ‘감자아일랜드’가 그 주인공. 평균 연령 28.6세의 브루어리에서 시도하고 있는 젊은 감성의 맥주들이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은 이 양조장의 대표 제품 3종으로 왼쪽부터  ‘포타페일에일’, ‘쥬시아일랜드IPA’, ‘단팥스타우트’ 순이다.
지역의 특산물을 수제맥주에 활용한 젊은 양조장이 등장했다. 강원도 춘천의 ‘감자아일랜드’가 그 주인공. 평균 연령 28.6세의 브루어리에서 시도하고 있는 젊은 감성의 맥주들이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은 이 양조장의 대표 제품 3종으로 왼쪽부터 ‘포타페일에일’, ‘쥬시아일랜드IPA’, ‘단팥스타우트’ 순이다.

세 사람 모두 강원대 출신이다. 공동대표인 김규현 씨와 안홍준 씨는 창업동아리를 같이 하면서 지역의 독특한 먹거리를 활용한 감자맥주를 착안하게 된다.

그렇다고 두 사람이 양조를 다루는 전공을 한 것은 아니다. 독문학을 전공한 두 사람은 우연히 아르바이트로 3~4년 정도 바텐더 생활을 하면서 술을 좀 더 전문적으로 접근하게 되었단다.

그리고 이전까지 한 번도 맛보지 못한 맥주를 시음하면서,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맥주에서 발견하게 된다.

결국 두 사람은 서울에 있는 맥주 공방을 오가면서 맥주의 세계에 한발 깊이 들여놓게 된다.

이렇게 맥주의 세계를 오가던 김규현, 안홍준 공동대표가 상업양조에 한발 들여놓게 된 계기가 발생한다.

지난 2020년 4월 강원대 창업동아리의 졸업과제로 제출한 맥주가 예비창업 아이템으로 선정된 것이다.

당시 제출한 맥주는 감자를 소재로 만든 독일식 맥주인 바이젠이었다.

심사위원단으로부터 제품은 물론 사업성까지 좋은 반응을 얻은 두 사람은 6,000만 원 정도의 사업화를 위한 지원자금을 받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국제공인 비어 서버’ 자격을 가진 허주용 씨를 만나 팀에 합류시키고, 농림부와 강원도 등의 10여 개 프로젝트에도 응모해 총 1억5,000만 원 정도의 자금을 확보하면서 본격적인 양조인의 길을 나서게 된다.

이들은 지역과 상생하면서 지역색을 잘 담은 맥주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또한 젊은 열정이 잘 느껴지는 양조장을 표방하고 싶단다.

아직은 감자의 전분질로 맥주를 만들고 있지만, 감자 그 자체로 맥주를 완성하고 싶은 것이 세 젊은 양조인들의 희망이다.

감자가 가진 고소한 캐릭터를 잘 살려낸 맥주를 통해 강원도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다는 것이다.

현재 ‘감자아일랜드’에서 생산하는 맥주는 시그니처인 ‘포타페일에일’과 ‘단팥스타우트’, ‘쥬시랜드IPA’, ‘말랑피치사워’, ‘우두동사람들’ 등 5종류다.

‘포타페일에일’은 시그니처답게 감자를 넣어 생산한다. 탄산감과 시트러스한 향을 중심에 두고 설계된 맥주다.

‘단팥스타우트’는 팥빙수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스타우트인데, 팥은 강원도산 팥을 사용했다.

보통의 스타우트보다 알코올감이 적어 여름철 팥빙수를 대신할 수 있는 맥주다. ‘쥬시랜드IPA’는 열대과일 향을 강조하고 있으며, 뿌옇게 설계된 뉴잉글랜드 스타일의 맥주다.

‘말랑피치사워’는 복숭아를 부재료로 사용하면서 시큼한 맛을 돋우고 있으며 ‘우두동사람들’은 부드러운 마음씨를 가진 지역 사람들을 떠올리면 만든 지역 헌정맥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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