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중앙회 김윤식 중앙회장 인터뷰

“신협은 금융과 협동조합이라는 두 개의 기둥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 중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사람 중심의 금융을 표방하는 것, 수치가 아닌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신협의 의지이자 이념입니다.”

신협중앙회 김윤식 회장<사진>은 상호금융으로서 신협의 지향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사회 공헌으로 금융적 가치를 창출하고, 금융의 힘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김 회장은 예술가로 활동했던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젊은 시절 서예가로서 1997년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이후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서예 작품은 30년의 실력을 1분 안에 뿜어내는 압축 예술”이라며 “일필휘지로 써야 하는 동시에 선 하나에 뼈와 비애 그리고 피부와 신경을 담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숙원사업들…일필휘지로 해결


김윤식 회장은 지난 2018년 취임 첫해부터 신협의 오랜 숙원인 목표기금제를 도입했다. 목표기금제는 예금자보호기금이 일정 손실을 감당할 수 있도록 사전에 목표 적립 규모를 설정하고, 적립 수준이 목표에 도달하면 출연금을 감면해 주는 제도다.

김 회장은 “상호금융은 예금자보호기금을 조성해 운영해야 하는데, 신협의 경우 타 상호금융 대비 높은 보험료율을 부담하고 있었다”며 “도입 이후, 조합들의 부담을 덜어 수익 향상이라는 효과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여신구역 광역화와 같이 조합 간의 협력을 활용한 제도적 진전도 있었다. 기존에 신협은 조합별로 영업구역이 설정돼 있어, 대출을 받은 조합원이 주거지를 옮기는 경우 대출이 연계가 안되거나 대출 영업이 제한되는 등 불편함이 있었다.

김 회장은 “영업구역이 확대된 중소 조합들의 자생력이 강화되고 건전성을 높이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데에 의미가 크다”며 “이로 인해 발생된 이익이 배당, 수수료 감면, 복지사업 등으로 환원되면 지역 신협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지역경제 회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환원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선순환


김 회장의 좌우명인 ‘등고자비(登高自卑) 지족상락(知足常樂)’은 높이 오를수록 스스로 낮추고, 작은 것에도 만족하면 항상 즐겁다는 의미다. 이러한 그의 소신은 신협의 사회공헌 활동과도 맞물린다.

신협은 지난해 경기침체와 불황 속에서 2065억원을 지역사회에 환원했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3831억원)의 54%로 절반을 웃도는 금액이다.

먼저 이 중 1534억원은 조합원에 대한 배당이 이뤄졌으며, 사회공헌 사업으로는 지역민과 조합원들을 위한 △복지 △장학 △기부 및 후원 △문화·예술·체육지원 △환경보호 등의 분야에서 지원이 있었다.

김 회장은 “조합원들이 신협을 이용하고, 이로 인한 경영이익은 다시 조합원에게 돌아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게 된다”며 “이는 지역밀착형 금융 조직이라는 신협의 구조적 특성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조합원과 지역민 중심의 경영이 신협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전환도 휴머니즘을 중심으로


김 회장은 신협의 목표로 ‘사람 중심의 디지털 전환’을 꼽았다. 신협의 핵심 가치는 유지하면서 변화를 지향한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사실 코로나 이전부터 디지털 혁신은 예견돼 왔다”며 “여기에 코로나가 가속페달을 밟아 비대면 전환이 급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프라인 지점과 대면 창구는 빠른 속도로 모바일 앱으로 대체되고 있다”며 “신협은 디지털 취약계층도 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협의 모바일 앱은 직관적인 화면과 음성뱅킹 서비스 등을 지원하고 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이용자들도 신협의 금융서비스는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창립 당시 출자금 10만원에 27명의 회원으로 출발한 우리나라의 신협이 아시아 1위·세계 4위 신협으로 거듭난 것은 자조, 자립, 협동의 신협 정신으로 지원해 준 조합원들의 믿음 덕분”이라며 “한마음으로 ‘따뜻한 금융’의 힘을 믿고 실천해 준 임직원들께도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신협은 앞으로도 서민과 지역사회를 ‘평생 어부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pj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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