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형 종합 플랫폼도 함께 구상 중
상품으로는 한계…“제도개선 수반해야”

2022년 8월 10일 16:06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사가 운영하는 반려동물 종합 플랫폼이나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 등장이 예고되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부수업무 신청이나 소액단기보험사 설립 등 다양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올 초부터 ‘펫타버스(가칭)’라는 반려동물 종합 플랫폼을 만들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을 망라한 일종의 구독형 서비스로 알려졌다. 반려동물과 관련된 의료·미용·건강·먹거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월 구독료를 받는 개념이다.

추후 구독을 통해 쌓인 포인트 등은 펫보험의 보험료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감독원에 겸영·부수업무 신청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소액단기보험사 설립의 경우 금융당국의 제도개선 추이에 따라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련업계 중론이다.

소액단기보험사는 기존 보험사 설립에 필요한 최소 자본금을 30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대폭 축소한 대신 연간 총 수입보험료(매출)를 500억원으로 제한하고, 펫·레저·여행·날씨보험 등 취급할 수 있는 상품을 한정한 보험사다. 

금융당국도 이와 관련해 고심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6월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소액단기보험사 설립이 가능해졌지만, 1년 넘게 지난 현재까지 설립을 위한 예비허가 신청은 한건도 없었다. 

자본금 규제만 낮아졌을 뿐 보험사 설립을 위한 물적, 인적요건이 기존 보험사와 다를 게 없어 소액자본으로 뛰어들기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현재 펫보험을 주로 판매하는 상위 3개 손해보험사(메리츠·삼성·DB)의 월 판매건수는 2000건 내외고, 평균보험료는 약 5만원 수준이다. 월 1억원 수준의 신규매출이 발생하는 시장인 만큼 당장 보험사가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하면서까지 설립할 매력이 떨어진다.

보험사가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는 이유는 경쟁력 있는 보험상품이 나오기 힘든 환경도 작용했다.

현재 펫보험은 가입자가 반려동물 치료비를 보험금으로 받더라도 최대 절반까지 부담(자기부담비율 50%) 하는 실손의료보험 형태로만 판매되고 있다. 

고액의 수술비가 필요한 질병에 대해 진단비 형태로 보장하는 상품을 만들거나, 보험금 지급이 많은 수술을 제외해 보험료를 더 낮추는 등 펫보험 상품이 다양하게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적정 보험료를 산출할 수 있는 통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 보험사들은 해외 통계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국내에서는 명확한 치료비 데이터를 구할 길이 없기 때문.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같은 치료를 하더라도 동물병원마다 병명이 통일돼 있지 않다보니 어떤 치료를 받아서 보험금이 지급되는 지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 또 동물병원은 진료비 영수증 발급의무가 없어 카드영수증으로 보험금 청구가 이뤄지는 것도 다반사”라며 “관련 제도가 좀 정비되면 경쟁력 있는 펫보험 상품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실이 개최한 ‘성숙한 반려문화정착과 동물진료비 부담 완화를 위한 반려동물보험 활성화’ 정책간담회에서 금융위는 펫보험 전문보험사 설립 등을 위한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달 초에는 농식품부와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 출범도 예정돼 있다.

대한금융신문 박영준 기자 ainjun@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