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준공확약 어기는 사례 생겨
연체율 급상승에…“안정 추구”

2023년 07월 13일 15:45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서 안정성을 추구하고 나섰다.

1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각 증권사 부동산PF 관련 팀은 신용등급 ‘A’ 이상의 시공사가 참여한 현장을 위주로 자금을 조달하고자 한다.

한 신탁사 관계자는 “부동산 업황이 악화하면서 3~4개월 새 시공사의 신용등급을 더 신중히 보는 것 같다”며 “1군 시공사는 약간의 출혈이 있더라도 신용도 유지를 위해 어떻게든 완공해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면 비교적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 시공사들은 금리 인상 등으로 원자잿값과 인건비 등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도산하는 사례가 왕왕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PF 사업은 시행사(건설개발업자)가 투자자인 대주단(증권사)을 꾸려 시공사(건설사)에 자금을 투입해 건물을 짓는 구조다.

건물 사업성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부동산PF 대출은 ‘책임준공 확약’을 전제로 한다. 책임준공 확약이란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정해진 기간까지 건물을 짓겠다는 약속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책임준공 확약이 상당한 리스크 관리 장치로 활용된다. 건물이 준공되고 나서야 분양과 입주, 대출 상환까지 순조롭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책임준공 확약을 맺더라도 건물이 미완공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신용등급의 중요도가 더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금융권 부동산PF 부실은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1분기 말 금융권 부동산PF 대출 전체 잔액은 131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3000원 불어났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2.01%로 0.8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증권사의 부동산PF 연체율은 올 1분기 15.88%를 기록해 작년 말 10.38% 대비 5.50%포인트 늘어났다. 지난 2021년 말 3.71%보다는 네 배 이상 급증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아무래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용등급을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다”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추구하자는 개념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부동산 경기가 어렵다고 해도 PF사업 굴지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바로 셧다운(중단)하기는 힘들다”라며 “알짜사업에 들어가게 되면 수익성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증권사 평균 대출 연체 잔액이 자기자본의 1.1% 수준에 불과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소형사의 경우 1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금융신문 이연경 기자 lyk@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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