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라도...수신이탈 잠잠
연말 은행채 발행도 활기

지난해 고금리에 팔렸던 정기예금이 만기가 끝나도 은행에 뭉칫돈으로 남아있다. 

예전만 못한 금리지만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 상황에 투자자들이 관망을 택한 분위기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전년 동월(808조2276억원)보다 47조7466억원 늘어난 855조974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9월과 10월 정기예금 잔액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다른 추이다.

당초 은행은 지난해 연 5~6% 이율로 팔았던 1년짜리 정기예금 만기가 끝나면 가입자 상당수가 해지하고 다른 투자처로 빠져나갈 것을 우려했다. 

대출 금리 상승을 우려한 금융당국이 수신 경쟁 자제를 당부해 지난해와 같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현재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최고금리(우대금리 포함)는 연 3.50~4.05% 수준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초 정기예금 잔액 일부가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특판상품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있었지만, 새마을금고 파산 이슈 이후 다시 유입되며 작년보다 더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증시 불안이 계속되고 있고, 부동산시장 역시 다시 침체 국면으로 전환되는 분위기”라며 “연말에도 자금 집행을 앞둔 지방정부나 기관의 예금 인출 외에 개인 투자자의 정기예금은 만기 도래에도 은행 내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채권시장도 연말 수급에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8일까지 집계된 은행채 순발행액은 9조533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월별 기준 가장 많은 은행채 순발행 규모를 기록한 지난 10월 순발행액(7조5393억원)을 넘어선 규모다. 통상 연말로 갈수록 수급 부담에 발행 속도가 둔화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은 은행 투자계정의 자금 공급원”이라며 “지난해 몰려든 정기예금이 별다른 이탈을 보이지 않으면서 은행채 발행과 수요가 넘쳐나고 있다. 당분간 순발행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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