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5건 이동 그쳐
당국 “제도 개선 여지없어”

2024년 1월 11일 15:24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환매수수료 부담 없이 펀드를 갈아탈 수 있는 ‘펀드 판매사 이동제’가 도입된 지 14년이 지나도록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판매사 어딜 가든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이 도긴개긴이라 굳이 옮길 필요가 없다는 평가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펀드 투자자가 판매사를 이동한 건수는 총 2107건으로 하루 평균 5건에 그친다.

지난 2015년 5346건에서 2017년 4303건, 2019년 1908건으로 계속 줄던 차에 사모펀드 사태가 발생한 직후인 2022년 7335건으로 반짝 늘었다가 다시 급감했다.

펀드 판매사 이동제는 판매사 간 경쟁을 유도해 투자자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2010년 도입됐다.

아직 찬밥 신세인 건 은행, 증권, 보험 등 판매사들이 담합이라도 한 것처럼 비슷한 수수료와 서비스 수준으로 고객을 대하고 있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판매사를 바꿀 때 고려 요소는 불완전판매 등이 발생하지 않는 회사라는 평판, 상담 능력, 편리한 펀드 정보 제공 인프라, 사후관리 등이다. 차별화를 꾀하기 어려운 요소”라며 “판매 보수를 크게 낮추면 이동을 유인할 순 있겠으나, 펀드 자체 수익률을 기반으로 보수를 책정하다 보니 마케팅을 위해 낮추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펀드 판매사 이동제도의 실효성이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더는 제도를 손볼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펀드 시장 발전을 위해 여러 정책을 고심하고 있다. 현재 판매 관행을 개선해 투자자 이익을 대변하는 방향도 논의 중이나 펀드 판매사 이동제도 자체는 개편할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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