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화폐가치↓

지난해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영향으로 동남아시아 주요국의 화폐가치가 상승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화폐인 루피아의 가치만 유일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전년동월 미달러 대비 필리핀 페소화는 6.9%,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3.6%, 태국 바트화는 3.1%가 상승한 반면 루피아화만 5.9%가 하락했다.

이러한 인도네시아 루피아의 가치 하락의 이유로는 크게 3가지가 꼽힌다.

우선 광물 수출세 도입에 따른 외자유출이다.

지난해 5월 인도네시아 정부가 65개 광물자원에 대한 20%의 수출관세를 부과하면서 인도네시아 광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감소해 해외자본이 이탈, 루피아의 가치는 전월대비 4% 줄었다.

또한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인해 인도네시아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이 감소해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점도 루피아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 2011년 4분기 7억1228만달러였던 인도네시아의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부터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2년 10월부터 2013년 2월까지 5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으로 인해 앞으로도 루피아 가치가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

과거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변동과 같은 직접적인 외환시장 개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점을 봤을 때 환율 약세가 2013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한 전문가는 “최근 인도네시아 루피아 가치 하락에 영향을 끼친 상황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정책기조를 고려했을 때 루피아 상승 반전의 가능성은 적다”며 “루피아의 약세는 수입품 가격 증가로 이어져 인도네시아의 물가상승과 소비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루피아 약세에 따라 인도네시아 정부가 간접적인 수입규제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투자 및 판매와 관련한 대응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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