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고위험 자산에 재투자 문제
실물경기 악화시 시스템 불안 야기

최근 중국 금융당국이 부유층 대상의 자산관리상품을 그림자금융시스템의 한 축으로 지정하고 강력한 규제에 나섰다.

일반적으로 중국에서 그림자금융시스템이란 신탁회사, 자산관리상품, 신용보증회사, 리스회사, 전당포, 사금융 등을 총망라한 개념이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가 밝힌 규제안은 △자산관리상품의 포트폴리오 구성 시 특정자산으로 한정해야 함 △자산관리상품 판매잔액의 35% 또는 총자산의 4%까지만 공식적인 채권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은 채권이나 고위험군 기업에 대한 고금리 대출로 운용할 수 있음 △자산관리상품 판매와 관련해 보증을 서거나 환매 약정을 체결할 수 없음 △자산관리상품 판매 시 자금의 최종사용자와 사용목적을 명시하고 회계감사도 실시하는 등 은행들에게 신중성을 요구했다.

이같이 자산관리상품에 대해 강력하게 규제를 실시하는 이유는 그동안 감독과 공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 통제로 인해 낮은 금리가 적용되고 있는 예금에 비해 자산관리상품은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달성하고자 하는 고소득자나 고액자산가들 대상의 프라이빗뱅킹 강화 일환으로 판매돼 왔다.

특히 자산관리상품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절반은 국채, 회사채, 단기금융상품 등 손실위험이 낮은 자산으로 구성된 반면 나머지는 부동산개발업자 대출채권, 외상매출채권, 금·은·보석 등 손실위험이 높은 자산으로 구성돼 있어 그림자금융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있다.

또 자금운용 만기가 자금조달 만기보다 길어 금융시장 여건악화로 인해 신규 판매나 재투자가 어려워질 경우 유동성 위험에 직면할 수 있는 구조적 위험도 내재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 피치에 따르면 중국에서 자산관리상품의 판매잔액은 2011년 말 기준 8조5000억위안에서 2012년 말 기준 약 13조위안까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은행 총예금의 14.5%에 달하는 수준으로 중국 4대 상업은행만 따로 보면 3조위안을 상회하는 등 쏠림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한 금융전문가는 “은행들이 자산관리상품 판매를 통해 조달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고위험군 기업에 고금리로 다시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다”며 “이 경우 급속한 실물경기 둔화로 인해 채무불이행이 증가한다면 대출 및 투자 손실로 인해 금융시스템 불안정성이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국의 총자산 기준 13위 은행인 화샤은행은 지난 2012년 12월 외부 투자회사가 조성한 자산관리상품을 판매한 상하이 지점에서 원금손실과 관련해 투자자들과 마찰을 빚었으며 결국 보증회사가 원금을 지급함으로서 일단락된 적이 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