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감소, 상품개발 능력 뛰어나

사회적이슈 고려한 상품 쏟아져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 최근 금융감독원 최수현 원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국내 보험사들의 민원률을 줄이기 위해 일본 보험업계를 벤치마킹한다고 선언했다. 일본이 2005년 도입한 보험금 지급 관리체계 점검과 업무개선명령 등의 강력한 관리감독 체계를 똑같이 시행한다는 것이었다.

실제 일본 금융청은 지난 2005년부터 확대된 관리감독 시스템을 통해 보험금 미지급 건수를 2001년 24만1021건에서 2010년 2331건, 100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인 바 있다.

또한 일본이 일찌감치 도입한 온라인 보험상품 판매를 우리는 이제야 도입 중이다. 현재 KDB생명과 현대라이프가 온라인에서 보험 판매를 하고 있으며 교보생명은 온라인 자회사 설립을 앞두고 있다.

비록 현재 일본 보험사들이 외국계 대형 보험사들에 밀려 침체기를 보이고 있지만 뛰어난 상품개발 능력과 영업방식, 경영기법 등은 여전히 ‘1호 벤치마킹’ 시장이라 불릴 만하다.

◆경제 침체기 속 내실있는 성장
지난 7월 스위스리가 발표한 ‘2005년도 세계보험시장 현황’에 따르면 일본의 보험시장 규모는 수입보험료 기준 4765억달러로 미국(1조1429억달러)에 이어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침체기에 있다는 외부평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보험시장 경쟁력은 건제한 모습이다.

우선 생보업계 현황을 살펴보자.

FY2012 2분기 일본 생보업계 신규계약액은 사망보험을 중심으로 한 개인보험의 성장으로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한 19조8789억엔을 기록했다.

개인보험 신규계약액은 생존보험이 37.1% 감소했지만 사망보험과 생사혼합보험이 각각 3.2%, 0.5% 증가함에 따라 전년동기대비 2.4% 증기한 17조8254억엔을 시현했다. 정기보험과 종신보험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22.1%, 5.6% 증가해 사망보험의 성장세를 견인했다.

생보업계의 자산현황을 살펴보면 FY2012 2/4분기 말 총자산 규모는 유가증권이 1.6% 증가하면서 전분기대비 1.2% 증가한 328조7628억엔을 기록했다. 다만 현금 및 예금, 단기자금의 경우 전분기대비 각각 1.2%, 7.6% 감소했다.

손보업계의 FY2012 2분기 원수보험료는 해상 및 상해보험을 제외한 모든 종목에서 보험료 수입이 증가함에 따라 전년동기대비 2.1% 늘어난 1조9975억엔을 기록했다.

화재보험은 일반화재보험과 지진보험이 각각 5.6%, 6.6% 증가하면서 전년동기대비 3.6% 증가한 3352억엔을 기록했다. 2011년 대지진 이후 지진보험을 특약으로 붙인 화재보험 가입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자동차보험은 전년동기대비 3.9% 증가한 8780억엔을 기록했으며 자동차배상책임 원수보험료는 2231억엔으로 전년동기대비 0.9% 증가했다. 최근 상품요율개정과 일본 정부의 에코카에 대한 정부보조금 지원으로 신차판매가 증가하면서 양호한 성장률을 시현했다.

상해보험의 원수보험료는 전년동기대비 4.3% 감소한 2629억엔을 기록했으나 특종보험은 전년동기대비 3.1% 증가한 2361억엔을 기록했다.

손보사들의 자산현황을 살펴보면 총자산은 지난해보다 1.7% 감소한 26조8817억엔을 기록했다. 이는 주식 및 회사채 등의 유가증권 감소와 운용자산이 전분기대비 1.7% 감소한 탓이다.

한편 손보사들의 현금 및 예금 현황은 전분기대비 1.9% 증가한 7634억엔을 기록했으며 단기자금도 전분기대비 42.8% 증기한 5104억엔을 나타냈다.

◆고령화·1가구 관련 상품 출시
최근 일본 보험업계는 초고령사회 진입, 1인 가구 증가 등의 사회적 이슈를 반영한 획기적인 상품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최근 일본 손보사인 아이아루사는 ‘무연(無緣) 사회 지킴이 보험’을 통해 고독사 방지에 나선다고 밝혔다.
아이아루소액단기보험은 KDDI(이동통신사)와 공동으로 임대주택 임대주를 대상으로 입주자의 고독사 방지와 사후 리스크 경감을 위한 통신서비스 결합형 보험 상품을 지난 3월부터 판매 중이다.

이 보험은 아이아루보험이 개발한 임대주택관리비용보험 무연 사회 지킴이와 KDDI의 고령자용 휴대전화(Mi-Look) 서비스의 결합상품으로 독거노인 증가와 이에 따른 고독사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이다.

아이아루보험의 보험상품 무연 사회 지킴이는 임대주택에서 고독사나 자살, 살인사건 등이 발생할 경우 건당 100만엔 한도의 보상과 함께 다음 입주자가 들어오기 전까지 임차료를 보증(건당 최대 200만엔)해주는 상품이다.

보험료는 월납기준 270~480엔(연납기준 3240~5760엔) 정도다.

손보재팬은 출산 전후 여성을 돌보는 전문가 ‘둘라(doula)’의 업무 중 손해를 보상하는 ‘둘라 배상책임보험’ 판매를 시작했다.

둘라란 임신·출산·양육기의 산모를 지원하는 전문가를 말하며 고대 그리스어에 그 어원을 두고 있다.

현재 둘라(doula) 국제인증업무를 수행하는 대표적 기관으로 북미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Doulas of North America(DONA) International이 있으며 유럽에는 유럽 둘라 네트워크(European Doula Network, 유럽 18개국 둘라 단체 가맹)가 존재한다.

최근 일본에서는 고령 출산이 증가함에 따라 출산을 한 부부의 부모세대의 연령층도 높아지고 있으며 부모세대가 자식부부와 동거하는 케이스도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출산 전후 산모가 육아와 관련한 주변의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 산후 우울증 등의 예방을 위한 산모 돌봄 필요성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손보재팬은 “둘라의 업무 수행 중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했을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둘라협회와 연계해 보험상품을 개발했다”며 “앞으로 다양한 상품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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