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벤처시장 주목

한국도 투자펀드 조성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전 세계가 벤처 시장에 다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각국 정부는 벤처 활성화를 위해 제도를 개선하거나 펀드를 조성해 적극 지원을 하는 등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같은 노력이 경기 불황으로 잠시 주춤하던 벤처 시장에 제2의 전성기를 가져다 줄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벤처 원조시장 활성화 정책 꺼내들다
최근 미국, 영국 등 주요국들은 벤처·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지난 2011년부터 청정에너지, 첨단제조, 정보기술 등 신생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창업 아메리카 이니셔티브(Startup America Initiative)’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이 정책을 통해 10억달러(한화 1조1192억원)를 조성할 예정이며 향후 최대 10만개의 신생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영국도 ‘쉬운 창업과 기업 성장’을 모토로 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우선 쉬운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청년?실직자?퇴직 군인 등 누구나 쉽게 창업할 수 있도록 노하우와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한 내년에는 10억파운드(한화 1조7053억원) 규모의 상업은행을 설립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자금 지원 및 대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중소기업 대상 민간 부문의 투자를 촉진하고 기업 성장 노하우 및 운영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운영할 계획이다.

영국은 이를 통해 올해 말까지 최대 4만명의 실직자에게 창업 기회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1991년부터 우수 창업 기업 발굴 프로그램인 ‘트누파(Tnufa)’를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초기 벤처(Pro-seed 단계) 육성책으로 기술 혁신성, 수익 창출 가능성, 창업자의 지식 습득 정도 등 선정기준에 적합한 기업에 자금을 지원한다.

연간 500여개 창업기업이 트루파에 지원하고 있으며 이중 25%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다. 현재 총 4800여개의 창업기업이 있으며 이들을 지원하는 벤처캐피탈은 765개다.

◆호주, 엔젤투자자 규모 3배 ‘껑충’
호주에서도 벤처 기업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실제 지난 2010년 10건이던 호주 ‘엔젤투자자(angels)’ 거래규모가 2011년 20건, 2012년 39건으로 급증한 것이다.

엔젤투자자란 고액자산가(HNWI)들로 이뤄진 그룹으로 주로 ‘인큐베이션 단계’의 기업에 10~50만달러를 투자한다.

특히 이들 그룹은 고액 자산가답게 적극적인 투자와 공동투자를 통한 거래 규모 증가 등으로 매년 2배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다른 투자자 그룹의 활동도 두드러진다.

‘인큐베이터(incubator)’와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는 ‘아이디어 단계’의 기업에 10만달러 미만을 투자하며 전문성을 살려 멘토 역할을 수행한다. 이들은 지난해 호주에서 40건 이상의 거래를 진행한 바 있다.
또한 ‘초기단계 벤처캐피탈(early stage VC)’은 기술이나 수익창출 구조 등이 검증된 ‘상업화 단계’의 기업에 50~500만달러 규모를 투자한다. 이들은 지난해 초기단계 거래 15건에 1000만달러를 투자했고 1라운드 단계 8건에 2200만달러를 투자했다.

다양한 투자 그룹이 벤처기업 성장을 뒷받침해주면서 호주 경제에도 햇살이 비치고 있다.

구글(Google)과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공동으로 연구한 보고서에 따르면 벤처기업들의 창업이 오는 2033년에는 호주 GDP의 4%인 1090억호주달러를 창출하고 54만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 ‘성장사다리 펀드’ 조성 추진
국내에서도 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한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22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대전 테크노파크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를 방문해 창업 현장 시찰 후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성장사다리 펀드’ 조성 및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성장사다리 펀드는 벤처·중소기업에 충분한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처음 1년간은 정책금융자금 6000억원과 민간자금 1조4000억원을 출자해 총 2조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향후 3년간은 정책금융자금 2조원, 민간자금 4조원 가량을 출자해 총 6조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성장사다리 펀드를 통해 2조원의 자금이 투입될 경우 5조5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2만7000명의 취업유발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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