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은행 新점포전략으로 위기탈출-4


지점서 최신 패션용품 판매하고
금융상품 형상화한 진열대 설치

<대한금융신문=차진형 기자>2005년 베를린 번화가 프리드리히에 위치한 도이치뱅크의 ‘Q110’ 점포는 혁신의 상징으로 불린다.

유수의 IT기업과 글로벌 기업들이 이곳에 찾아와 사업 아이템을 찾기도 한다.

고객들은 Q110 지점을 명품백화점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어린이 놀이터, 전시관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도이치뱅크 직원들은 실험실이라고 말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새로운 기술과 프로젝트가 나오면 Q110의 전시장과 매장을 이용해 가능성을 확인한다.

지점에 포르세 스포츠카가 진열돼 있기도 하고 그 옆에는 명품 가방과 생필품 매장이 입점해 고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Q110의 전시공간에서 모바일 영화제를 개최한 것도 큰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은행 지점은 수많은 기업에 공간을 제공하고 비즈니스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볼거리가 많다 보니 고객이 머무르는 시간도 다른 지점과 상당히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보통 고객이 은행 지점을 방문해 머무르는 시간은 20분 내외다. 그러나 Q110 지점에서 고객이 머무르는 시간은 평균 2시간이다.

놀이방 운영도 고객을 지점에 머무르게 하는 요인이다.

Q110 지점에는 별도의 보육시설을 갖추고 있어 도우미가 고객의 아이들을 돌봐주는 동안 부모는 편안하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Q110의 특이한 점은 또 있다.

바로 무형의 금융상품을 형상화한 것이다.

금융상품을 금속박스 안에 포장된 상품으로 형상화한 진열대를 설치함으로써 고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처럼 Q110에서 시도된 아이디어들은 실제 점포에 도입되기도 한다. 도이치뱅크의 대부분 지점은 곳곳에 독특한 모양의 푸른색 원통형 상담실을 마련하는 등 고객과의 사적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상담업무 강화 추세에 맞춰 고객지향적인 고급형 점포로 전환하는데 Q110 지점이 계기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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