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발빠른 조치로 불안심리 해소
회사채 시장 위축, 환율 불안은 상존

<대한금융신문=차진형 기자>미국의 양적완화 중단 및 중국의 자금경색 우려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미국 및 중국 중앙은행이 시장 달래기에 나서면서 변동성이 축소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는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기회복과 추경 등 경기부양 정책에 힘입어 하반기 국내경제가 3%대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각국의 시장조치 이후 미국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되찾았다. 국내 금융시장도 외환, 채권, 주식시장이 동반 강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불안 요인이 존재한다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장 달래기에 나선 美·中

비둘기파인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와 매파인 피셔 달라스 연은 총재는 시장의 양적완화 종료 우려가 과하다며 패닉에 빠질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중국 인민은행도 지난달 25일 신용경색에 따른 투자자들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금융기관에 대한 유동성 지원에 나서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발 벗고 나섰다.

이 같은 미국과 중국 금융당국의 조치로 그동안 불안했던 글로벌 금융시장은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엔/달러 환율은 중국 신용경색 완화와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힘입어 98엔대로 상승했다.

출구전략 가능성으로 한때 2.6%대까지 급등했던 미국 국채(10년물) 수익률은 양적완화 조기축소에 대한 경계심이 완화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뉴욕증시도 1분기 성장률 부진과 연준 위원의 시장안정 발언 등으로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감이 완화되고 경제지표도 개선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우리나라 또한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검토로 3.12%까지 치솟았던 시중금리(국고채 3년물)가 정부의 채권시장 안정화 방안과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으로 하락 전환했다.

버냉키 쇼크로 1780선까지 급락했던 주식시장은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에 힘입어 단숨에 1850선까지 반등했다.

◆시중금리는 안정, 비우량 회사채는 악화

일단 급한 불은 껐다.

국내 시중금리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 논란에 따른 오버슈팅의 진정, 7월 국고채 장기물 발행물량 축소를 포함한 정부의 금리안정 대응 기대 등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리변동성이 축소됐지만 장기채 금리는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승룡 연구원은 “시중금리는 반기말 결산 효과의 일단락, 5월 산업활동지표 부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점의 지연 기대 부각 등으로 점차 하향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최근 등락폭이 컸던 장기채 금리는 여전히 높은 금융시장 불확실성, 금리 위험에 대한 경계감 등으로 당분간 변동성이 높은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도 불안요소다.

특히 건설, 조선, 해운의 경우 신용스프레드가 크게 상승하는 등 자금조달 어려움은 가중됐다.

실제 한진과 SK해운의 3년 신용스프레드는 각각 2.33%에서 2.51%, 1.39%에서 1.44%로 상승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선제적으로 취약 업종을 포함한 기업 전반의 자금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P-CBO 확대, 신속인수제도, 채권시장안정펀드 확대, 담보부사채 활성화 등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널뛰는 환율, 불안 심리는 여전

금리, 주식시장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환율 시장은 아직도 널뛰기 중이다.

1일 국내 달러-원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가 4일 연속 급등, 다시 하락하는 모양새다.

변동성이 심한 이유는 아직 국내 요인보다 해외 요인에 의해 외환시장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들의 투자 심리에 따라 환율은 요동치는 경향이다. 외국인들은 6월 들어 지난달 26일까지 5조6000억원을 순매도한 이후 27~28일 이틀간 6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1일에는 다시 29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환율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선 국내 경제가 살아나야 하지만 아직은 불안하다.

올해 들어 6월까지 수출은 0.6%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수입이 2.6% 감소해 무역수지는 195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치만 보면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경제의 불안감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무역/경상수지 흑자가 환율 하락 압력을 크게 높이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IM투자증권 임노중 애널리스트는 “현재 국내 경제는 불황형 흑자라는데 문제가 있다”며 “최근 몇 일간 달러-원 환율이 급등, 급락을 반복하고 있는데 향후 하락세로 전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엔화 약세가 국내 경제에 불안감을 높이면서 환율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올해 6월 수출이 감소한 것도 엔화 약세 영향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