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協 합동 장려계획 무산
수익성 악화로 채용 대폭 축소 
3년간 1명도 안뽑은 곳 수두룩

 
<대한금융신문=전선형, 염희선 기자>2년전 금융업계가 호기롭게 시작했던 고졸채용 장려계획이 결국 무산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금융업협회 5곳(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 여신금융협회)이 합의했던 고졸채용 확대 및 공시 의무화가 무기한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5대 금융업협회는 향후 3년 동안 고졸인력 총 8718명을 추가 채용하는 한편 고졸 채용 현황과 계획을 반기마다 공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늘이기는 커녕 오히려 채용을 줄이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그나마 채용을 한다했던 은행권도 채용수가 미미하고 생명보험, 손해보험, 금융투자, 여신금융 쪽은 고졸채용이 올해 들어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며 “고졸채용에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결국 장려계획은 중단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실제 수치로 살펴보면 금융권의 고졸채용은 일시적 훈풍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은행의 경우 지난해 716명의 고졸을 신규 채용하며 2011년(445명)보다 271명을 더 뽑았던 국내 주요 8개 은행(국민, 기업, 농협, 산업, 신한, 우리, 외환, 하나)이 올해에는 493명을 채용하는데 그쳤다.

특히 지난해 은행권에서 고졸채용 열풍을 주도했던 산업은행의 감소세가 뚜렷했다.

산업은행은 이명박 전 정권 고졸채용 확대 정책에 호응해 2011년 90명, 2012년 120명의 고졸 인력을 채용했지만 올해는 단 20명만을 채용해 빈축을 샀다.

우리은행도 2011년 85명에서 2012년 200명으로 고졸채용을 늘린 이후 올해 138명을 채용하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한은행은 2011년 20명에서 2012년 85명으로 확대했지만 올해 40명을 채용하는데 그쳤으며 외환은행도 2011년 32명에서 2012년 52명으로 고졸채용을 늘렸지만 올해에는 30명만을 채용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에 은행권이 신규채용을 축소할 수밖에 없고 이명박 전 정부에 비해 박근혜 정부가 고졸채용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아 고졸채용이 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졸채용 쿼터제, 사내 교육을 통한 전문인력으로서의 성장을 도와 고졸의 취업문을 넓혀야한다”고 밝혔다.

보험사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대형사들의 경우 그룹 차원에서 채용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지만 중소형사는 채용자체가 전무했다. 특히 손보업계는 상위사 조차 채용을 하지 않는 곳이 수두룩했다.

삼성생명은 매년 120명씩 채용하고 있고 한화생명은 2011년 33명, 2012년 43명 2013년 54명을 채용했으며 교보생명은 2011년 75명, 2012년 45명 2013년 70명(하반기 추가채용)으로 채용을 유지하는 편이었다.

반면 업계 4위인 NH농협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은 채용이 전무했고 신한생명, 알리안츠생명, KDB생명 등은 소규모 인원을 채용하고 있었다.

손보는 상위사조차 채용이 없었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는 수치 공개를 꺼렸고 2위사인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는 3년동안 고졸 공채 채용을 진행하지 않았다.

그나마 LIG손보와 한화손보가 채용을 하고 있었다. LIG손보는 2011년 21명, 2012년 16명, 2013년 3명(하반기 추가채용)을 채용했고 한화손보는 2012년 49명, 2013년 34명을 채용, 2013년 25명 인턴을 뽑아 내년 정규직으로 전환 예정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의 업무 특성상 고졸인력이 일할 수 있는 곳은 서무, 상담직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공채로 입사해 전문적인 보험사 업무를 진행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 산하에 있는 상위사들의 경우 대거 채용을 진행해 보험금 지급심사나 일반 서무직에 배치하고 있다”며 “하지만 중소형사 특히 외국사의 경우는 공채 채용 규모 자체도 적을뿐더러 굳이 고졸을 뽑을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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