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한국관광 안심보험 인수…신종플루 보다 치사율 높아 보험료 비싸

▲ 서울 세종대로 현대해상 본사.[사진제공=현대해상]

<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국내 손해보험업계 2위사인 현대해상이 22일부터 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최대 1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한다.

보험료는 국내 메르스 치사율이 2009년 유행한 신종 인플루엔자(이하 신종플루)의 200배를 웃돌면서 당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도입된 사망보장보험 보다 높게 책정됐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이달 22일부터 9월 21일까지 3개월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에게 입국 후 20일 이내 메르스 확진 시 500만원, 확진 후 20일 이내 사망 시 1억원을 지급하는 ‘한국관광 안심보험’(이하 메르스 안심보험)을 한국여행업협회로부터 인수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5일 메르스 관련 관광업계 지원 및 대응 방안의 일환으로 외국인 관광객 체류 기간 메르스 확진 시 치료비 전액과 여행경비, 기타 보상금을 지급하는 보험상품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해상은 이후 여행업협회와 상품의 세부 보장 내용과 보험료 수준 등에 대해 협의해왔다.

이미 다른 유형의 감염병인 신종플루로 인한 외국인 관광객의 피해를 보상한 바 있는 현대해상은 일찌감치 상품 개발 회사로 낙점됐다.

현대해상은 2009년 7월 29일부터 9월 15일까지 한국관광협회중앙회를 피보험자로 하는 ‘외래 관광객 신종플루 보장보험’을 운용했다.

해당 상품은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이 입국일 포함 10일 이내 신종플루에 최초 감염된 후 그 직접 결과로 감염일로부터 30일 이내 사망 시 1억원을 지급하도록 설계됐다.

여행업협회는 당초 현대해상을 포함한 국내 상위 5개 손보사와 모두 접촉했으나, 삼성화재는 인수 여부를 확정짓지 못했고 나머지 보험사는 의견 조율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의 경우 관계사인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감염 2차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된 점을 의식한 듯 메르스 안심보험 인수 여부에 대한 입장 표명을 꺼려왔다.

이는 메르스 감염 확산으로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자 이로 인한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평소 국내 대형 손보사 중 가장 보수적으로 상품의 사업성을 검토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편 메르스 안심보험의 보상 한도는 신종플루 유행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됐지만, 여행업협회가 부담하는 보험료는 중요 계약정보라는 이유로 베일 속에 가려졌다.

그러나 메르스의 치사율이 신종플루를 크게 웃돌아 메르스 안심보험의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더 높게 책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9일 기준 국내 메르스 치사율은 14.5%로 신종플루 치사율 0.07% 보다 207.14배 높다. 치사율이 높다는 것은 고액의 사망보험금 지급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보험료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21일 자정, 즉 22일 오전 0시부터 보험기간이 적용된다”며 “메르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점점 늘고 있어 치사율이 보험료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