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지난해 원/달러 환율 상승, 해외직구 이용 감소 등으로 내국인의 해외카드이용금액 증가율이 2009년 이후 6년 만에 사장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거주자의 해외카드이용금액은 132억6000만달러로 전년대비 8.7% 증가했다. 이는 2014년 증가율(15.7%)에 비해 7.0%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여신금융협회 측은 “출국자수 증가율이 20.1%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해외구매가 줄어들면서 해외카드 이용증가율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카드이용금액 증가의 주요 요인인 해외직구액 증가율이 소비자 불만 증가, 구매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지난해 -1.5%를 기록, 지난해 처음 감소했다.

지난해 신용카드 해외이용금액은 94억7000만달러로 전년대비 8.5%, 직불형카드 해외이용금액은 38억달러로 전년대비 9.2% 증가했다.

또한 해외물품구매가 가능한 체크카드가 늘면서 직불형카드 이용액 중 물품구매금액 비중이 2010년 5%에서 2015년 36%로 31%포인트 증가했다.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지만 여객운임 하락, 중저가 여행시설 이용 확대 등으로 여행관련 업종의 평균결제금액은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숙박시설 -8.6%, 여행사·열차표 -13.3%, 항공사 -19.4%, 여객철도 20.4%, 자동차렌트 -8.9%로 각각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가별 해외카드구매금액은 미국이 36억310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본 7억5200만달러, 영국 7억900만달러, 프랑스 6억2700만달러, 중국 4억9500만달러, 싱가포르 4억5100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일본과 룩셈부르크는 해외카드구매금액이 전년대비 각각 29.6%, 68.6% 상승하며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일본의 경우 엔화 약세로 출국자 수가 45%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며, 룩셈부르크의 경우 애플 아이튠즈 본사, 아마존닷컴, 페이팔 등 글로벌 온라인 상거래 및 결제 업체의 유럽 본사가 위지해 있어 구매금액이 2014년 2억1000만달러에서 2015년 3억5000만달러로 증가했다.

한편 메르스 사태로 인해 비거주자가 국내에서 이용한 카드금액은 100억5000만달러를 기록, 2001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13.2%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건 유니온페이 이용증가율이 2014년 108.7%에서 2015년 -7.9%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점이다. 이는 메르스 발생으로 국내 관광객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화권 관광객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대만 입국자수는 -19.5%, 홍콩 입국자수는 -6.3%, 중국 입국자수는 -2.3% 감소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올해 1월 입국자수 증가율은 전년동월대비 17.5%로 지난해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면서 “메르스 사태 종결로 올해 비거주자의 국내 카드이용금액은 다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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