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절세 수단으로 큰 인기를 모았던 개인형퇴직연금(IRP) 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신한, 우리, KEB하나, 국민, 기업, 농협, 산업은행 등 국내 7개 주요 은행의 IRP 적립금은 총 7조287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85% 늘어나는데 그쳤다.

기존 IRP는 최근 3년 동안 연간 약 15~26%(5000억원~1조원)의 적립금 성장세를 나타내왔기 때문에 올해 성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게 사실이다.

실제 2012년 말 기준 3조9612억원이었던 7개 은행의 IRP 적립금은 2013년 4조6749억원으로 전년대비 18.01%가 늘어났으며, 2014년에는 5조429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6.13% 성장했다. 2015년 말에는 세액공제 확대 등을 통해 전년보다 29.24%가 증가한 7조169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은행 퇴직연금 부서 관계자는 “IRP 적립금이 꾸준히 증가해온 가운데 2015년 연말정산 시 연금저축 400만원에 IRP를 합해 최대 7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적립금 규모가 급증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올해는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편”이라고 말했다.

은행별로 보면 올해 IRP 성장은 정지 상태나 다름없다.

우선 은행권 IRP 적립금 선두인 국민은행이 올해 3분기 2조87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말 대비 651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292억원 만이 증가한 1조6709억원을 나타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817억원과 829억원이 늘어난 1조2796억원과 5292억원을 기록했다.

기업은행의 경우 오히려 적립금이 줄어들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7366억원의 IRP 적립금에서 올해 3분기 6471억원으로 895억원이 감소했다.

은행권에서는 이러한 IRP 시장의 정체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IRP과 개인연금 계좌사이에서 돈을 옮길 때 내야했던 소득세가 면제되면서 자금이동이 자유로워진대다가 고객들의 IRP에 대한 관심도 사그러들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또한 IRP의 수익률이 2012~2013년경에는 3-4%를 유지했지만 현재 1~2% 사이로 감소한 점도 적립금 감소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

아울러 IRP로 이전된 퇴직적립금이 일시금으로 인출되는 경우가 많아 적립금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은행 관계자는 “세액공제가 확대되면서 큰 인기를 누린 IRP지만 현재 성장이 멈췄다”며 “IRP 가입자 허용 범위를 확대하고, 노후보장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세액공제 금액이 늘어나야만 국민들이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IRP 시장이 다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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