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핀스 권순창 상품운용본부장

펫핀스 권순창 상품운용본부장.
펫핀스 권순창 상품운용본부장.

<대한금융신문=유정화 기자> "많은 금융기관에서 반려동물을 위한 보험, 저축, 신탁 상품들을 선보였지만 큰 성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상품 철학의 주인공이자 당사자인 반려동물이 간과돼 있기 때문입니다."

펫핀스 권순창 상품운용본부장은 대한금융신문과 만나 "펫금융상품들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사람이 쓰고 있는 계좌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며 "플랫폼에서 펫 정보를 등록할 때 자동으로 반려동물에게 ‘펫 계좌’라는 고유 관리번호를 부여하면 저축상품을 포함한 다양한 펫금융상품을 연계해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9년에 설립된 펫핀스는 반려동물 금융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펫보험, 펫카드, 펫상조 상품들을 한데 모아 소개하고 있다. 특히 펫보험은 비교부터 가입, 보험금 청구까지 플랫폼에서 한 번에 가능하다.

올해 펫핀스에 합류한 권순창 본부장은 상품 제휴 및 전략 수립 등 중책을 맡고 있다. 한화생명, 농협생명, 한화투자증권, 하나은행에서 모바일 방카슈랑스 상품과 시스템을 총괄 구축하고 펫신탁 상품을 개발한 금융상품 전문가다. 

권 본부장은 펫금융상품의 중심이 사람이 아닌 반려동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펫핀스 2.0 버전에 담길 '펫 계좌'가 그 첫 단계다. 펫 계좌는 사람의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일종의 관리번호로, 은행권에서 가입자가 임의의 번호를 정해 계좌번호로 사용할 수 있는 '평생계좌 서비스'와 유사한 개념이다.

반려동물등록번호와 달리 펫 계좌는 오직 반려동물의 금융 서비스 연계에 초점을 둔다. 반려동물 품종 표준화 작업을 마친 펫핀스는 지난 5월 펫 전용 계좌를 만들 수 있는 특허도 출원했다. 권 본부장은 “은행이나 증권사들과도 연계해 펫 계좌를 생성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며 "플랫폼 내에서 펫 정보를 등록하면 펫 계좌를 부여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펫핀스의 1차 목표는 보험, 저축, 신탁 등 모든 반려동물을 위한 금융행위를 하나로 통합한 플랫폼 구축이다. 권 본부장은 “펫저축상품은 반려인 명의의 계좌 체계이기 때문에 가입 당시엔 반려동물을 위한 목적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목적이 흐릿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펫신탁과 관련해선 “특정금전신탁 가입과 동일한 가입 프로세스로 이뤄져있다”며 “펫신탁에 가입하려면 은행에 방문해 대면계약을 해야하는 데 자필서명이 의무이다 보니 절차상 번거로움이 있어 저축이나 보험상품과 연계가 이뤄지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부연했다.

권 본부장은 "‘반려동물의 생애주기와 의료 3층 보장’ 개념으로 보면 실손의료비는 펫보험에서, 실손에서 보장되지 않는 의료비는 펫저축 상품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펫신탁 상품도 연계하면 반려동물의 유기예방과 보호에 책임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은행, 보험사들과 펫금융상품 제휴도 추진하고 있다. 권 본부장은 “각 금융사들과 단기목적자금 마련은 은행 펫저축, 장기목적자금 마련은 펫저축보험, 반려인 사망 시 위험을 대비해선 펫정기보험 상품 등 제휴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펫저축보험은 반려인이 사망하면 만기 자금이나 사망보험금을 신탁 상품에 연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다. 우리나라 네 가구 가운데 한 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제도적 한계에 발목이 잡혀 국내 반려동물금융 상품은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반려동물의 치료비를 보장하는 펫보험이 있다. 반려동물은 사람처럼 의료보험도 없고 질병코드가 표준화 되지 않아 동물병원에서 응급치료 등을 받을 경우 비용이 들쑥날쑥한 경우가 많다.

그는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선 소비자의 신뢰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며 "펫보험에 '질병코드표준화' 작업이 선행된다면 동물병원 진료와 보험상품에 대한 객관적이고 투명한 신뢰가 쌓이고 향후 반려동물 의료는 물론 관련산업의 통계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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