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주식에도 돈 몰리는데
가격 하락 우려에 투자자 외면

<대한금융신문=장하은 기자>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 우려가 확산하며 채권형 펀드에서 한 달 새 거액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국내외 공모 채권형 펀드에서 최근 1개월간 총 1조7876억원이 순유출됐다. 같은 기간 국내외 주식형 펀드에는 1조6242억원이 순유입된 것과 대비된다. 

상품별로 보면 IBK단기채증권자투자신탁(채권)이 2147억원 빠져나가 감소 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유진챔피언단기채증권자투자신탁(채권) 1823억원, 우리단기채권증권투자신탁(채권) 1696억원씩 감소했다. 

채권형 펀드의 자금 이탈은 채권값 하락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펀드 환매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상승하면 기존에 투자한 채권의 가격이 떨어지는데 향후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매도에 나선 것이다.

금융투자업계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26일 열릴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4일 ‘8월 금융시장 브리프’를 통해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 0.50%에서 0.75%로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진다 해도 오는 10~11월엔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올해 들어 급등세를 나타내는 국고채 금리는 경기 회복과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선반영 되면서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까지 0%를 유지하다가 올해 1월부터 1%대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금융연구소는 지난달 말 1.42%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이달 말 1.48%로 상승한 후 오는 9월 말엔 1.5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좋아지면서 금리인상 전단계인 자산매입 규모 축소(테이퍼링) 시기도 코앞으로 다가왔다. 전날 발표된 지난 7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94만3000명으로 1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초 시장 예상치인 84만5000명을 크게 웃돈 수치다. 실업률은 5.4%로 코로나19 발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국의 8월 고용지표가 지난 7월과 비슷한 흐름일 경우 테이퍼링 실시 시기가 당초 예상대로 올 하반기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게 유력시되면서 채권 시장의 불안은 더 확산되는 분위기다. 고점 한계 도달 우려에도 주식형 펀드에 투자금이 들어오는 것과 대비되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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