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3년새 반토막⋯신규 자금 유입 꼴찌
삼성, 운용전략 재설정으로 수익률 제고 기대

<대한금융신문=장하은 기자> 타깃데이트펀드(TDF)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이 고전 중이다. 경쟁사 대비 낮은 수익률이 원인이 됐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총 76개 TDF 연초이후 평균 수익률은 7.74%로 TDF 시장 점유율 상위 4대 자산운용사 중 꼴찌를 기록했다.  

TDF의 연초이후 평균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9.43%)이다. 이어 한국투자신탁운용 8.92%, KB자산운용 8.33% 순이었다. 

같은날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TDF 수익률은 최근 1년 14.85%, 2년 7.74%, 3년 14.85% 등을 기록하며 모두 자산운용사 4곳 가운데 가장 낮게 나타났다.

삼성자산운용은 TDF 설정액의 신규 유입 규모도 네 곳 운용사 중 가장 적었다. 지난 10일 기준 미래·한국·KB·삼성자산운용 TDF에 총 2조363억원이 순유입 됐다. 이중 미래에셋이 1조43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투자 4944억원, KB 2656억원, 삼성자산 2332억원 순이었다.

신규 자금 유입이 줄며 TDF 시장 점유율도 하락추세다. 삼성자산운용은 TDF 시장 초기인 지난 2018년 초 시장 점유율이 50%(3월 기준)에 육박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선 바 있다. 하지만 지난 7월 말 기준 시장 점유율은 23%까지 내려앉아 3년 만에 점유율이 반토막 났다. 

현재 TDF 시장 점유율 1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지난달 말 기준 전체 시장의 44%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23%로 2위로 내려앉았고 한국투자 13%, KB 10%씩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10%는 신한자산운용, 키움자산운용 등이 점유하고 있다.

TDF는 노후를 위한 목돈 마련을 목표로 한다는 특성 때문에 장기 수익률이 가장 중요한 투자 포인트가 된다. 운용업계는 삼성자산운용이 수익률을 끌어올릴 방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노후 대비와 투자를 연결 짓는 투자자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TDF 시장의 규모는 더 커지고 그만큼 참여하는 후발주자(자산운용사)들이 늘어나 가입자 유치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라며 “삼성이 수익률 관리에 고삐를 당겨야 할 요인”이라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은 5년 전 TDF 운용전략인 글라이드패스(투자자에 맞춰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일종의 도면)를 국내 투자자에 맞는 한국형으로 변형해 한국에 들여왔다. 하지만 최근엔 투자자들의 위험자산에 대한 이해도가 한층 높아진 만큼 주식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글라이드 패스를 재설계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 시장이 변화함에 따라 지난 6월 글라이드패스를 재설정했다”며 “향후 수익률 성과는 점차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6개월과 3개월 단위 수익률은 가장 높은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TDF는 가입자의 연령과 투자 성향, 은퇴 시기에 맞춰 자산운용사가 알아서 굴려주는 금융상품이다. 노후 대비 목돈 마련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으나 직접투자가 어려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며 고속 성장했다. 

국내 TDF 설정액 규모는 지난달 말 기준 6조원대에 달한다. 국내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2016년 말 설정액 661억원 대비 몸집이 100배 가까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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