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측 “인수 당시 검토사항일뿐” 추진설 부인


최근 교보생명을 필두로 제2금융권 IT아웃소싱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한화그룹 계열의 대한생명과 신동아화재가 토털 IT아웃소싱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IT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IT아웃소싱 논의 왜 불거졌나
 
대한생명의 IT아웃소싱 관련 논의는 지난 2002년 한화그룹이 대한생명을 인수하는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한창이던 대한생명을 인수한 한화그룹측은 한화S&C(옛 한화정보통신)를 통한 그룹사 IT아웃소싱 영역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당시 대한생명을 비롯한 그룹 금융계열사의 IT아웃소싱 논의는 원론적인 방향성만 설정됐을뿐 구체화되지 못했다.

이는 당시 한화정보통신이 유무선 통신사업을 포기하면서 한화그룹의 SM(시스템관리)부문으로 사업규모가 크게 축소된데다 또한 금융IT에 대한 경험도 적어 한화그룹 차원에서 IT아웃소싱을 실행에 옮길 상황은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미묘한 상황’ 변화가 발생했다.

지난 3월 한화S&C가 ‘ITO 사업역량 도입 및 전략적 파트너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를 KT IT본부, 한국IBM, 한국HP 등에 발송한 것이다.

이를두고 금융IT업계 소식통들 사이에서는 “대한생명 ITO가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커지기 시작했다.

‘ITO 사업역량 도입 및 전략적 파트너 선정’ 사업 내용을 보면, 한화S&C의 ITO 사업역량 확보를 위한 △IT투자 효율화 측면 △IT운영 효율화 측면 △인력 육성 및 관리 △아웃소싱 사업권 획득 역량 강화 △국제 공인인증 획득 방안 △대외 ITO 공동 수주 방안 등을 위한 파트너 확보 차원에서 진행된 사업으로 규정된다.

이 사업을 통해 확보된 파트너를 통해 한화S&C는 ITO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각종 방법론을 획득하고자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한화S&C의 사업역량을 배가하기 위해서는 대한생명과 동아화재가 SM(시스템관리)영역에 포함돼야 한다”는 논리로 소문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아울러 대한생명 차세대시스템을 주도했던 모 팀장이 지난해 대생에서 한화S&C로 자리를 옮겼고, 이번 RFP의 애플리케이션 부문 실무 책임자 역할을 한 것으로 소문이 돌면서 대한생명 IT아웃소싱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굳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한화S&C 관계자는 “이번 RFP는 대덕테크노밸리, U-씨티, IP-TV 등 틈새시장 공략을 위한 과정이었다”며 “그러나 당장 투자회수가 가능한 사업이 적다보니 사업이 유보되고 있다”고 밝혔다.

즉 ITO 파트너 선정 사업이 지난 5월부터 이렇다 할 진척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생 향후 1~2년안에 ITO 가능성 높다”

이같은 한화S&C측 주장과 대한생명측 부인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대한생명의 ITO는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당장 이번에 한화 S&C측이 발송한 RFP에도 상당부분 금융SI를 염두에 둔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번 사업자 선정에는 IDC 구축을 일반화했다.

현재 총 직원 450여명에 달하면서 변변한 IDC조차 없는 것이 한화그룹 IT운영의 현실이다.

신사업을 벌이자니 부족한 IT인프라와 인력 현황, 운영에 대한 대외 신인도 확보가 과제로 떠오르는 것이다.

원칙적 입장에서 IT투자를 진행하는 대한생명과 신동아화재를 끌어안기에는 한화S&C가 다른 그룹사 IT 구조보다 상당부분 취약하다는 지적.

이 때문에 이번 파트너 선정 과정에 각종 애플리케이션 방법론보다 IDC를 공동으로 활용하거나 각종 특화 솔루션 영역을 확보하는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

또 한화S&C가 최근 ITIL 및 ITSM 국제 인증획득에 역량을 집중하는 점은 그룹내 ITO역량을 인정받기 위한 과정으로 해석된다.

특히 RFP에 비즈니스 혁신을 리딩할 수 있는 손생보 분야·종합자산관리 분야·투자관리 분야의 컨설팅 노하우 전수를 단서조항으로 넣은 것은 향후 1~2년후 본격화될 계열 금융회사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IT조직 지배구조 및 통제 체계 수립 방법론 역시 한화그룹의 ‘IT센터 역할’을 한화S&C가 맡겠다는 전략적 접근으로 해석된다.

이밖에도 제안사의 금융ITO 역량을 검토했다는 점은 한화S&C 파트너로써 금융SI 역량에 대한 적합성을 따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정황을 분석할 때 대한생명과 신동아화재의 IT아웃소싱은 사실상 한화그룹의 정책적 결정만 남은 것으로 전망된다.

덧붙여 현 대한생명 CIO를 맡고 있는 원석주 상무 역시 한화그룹 출신이라는 점에서 IT아웃소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대한생명은 현재 ERP프로젝트를, 신동아화재는 차세대시스템을 추진중에 있어 향후 1~2년 후에 이같은 논의가 본격화 될 것이라는게 한화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결론적으로, 여러 정황상 전사적 자원관리(ERP)시스템 구축중인 대한생명과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한창인 신동아화재가 당장 IT아웃소싱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비교적 높다.

다만 “대한생명측이 향후 1~2년 시간을 두고 이같은 안을 놓고 충분한 협의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한화그룹 주변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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