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 … 지급·결제허용 윔블던 효과 초래


 증권협 … 자본시장통합법 ‘선택 아닌 필수’
 
 
정부에서 추진중인 자본시장통합법(이하 자통법)이 은행권과 증권 기관간 신경전으로 불거지고 있다. 

자통법은 금융상품의 다양한 상품 개발과 유통으로 국가적 금융권의 안정성 도모 및 국내 금융 기관의 안정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이 자통법 관련 은행연합회와 증권업협회가 서로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은행연합회 유지창 회장은 지난 20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증권사의 소액지급결제업무 취급 추진에 대해 결제시스템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자통법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밝혔다.

유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예금을 취급하지 않는 금융기관에 지급결제 업무를 부여한 사례가 없다”며 반발했다.

유 회장은 지급결제시스템 참여는 국내 시장을 외국계 대형은행에게 내주는 ‘윔블던효과(Wimbledon Effect)’를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윔블던효과’는 전영 테니스대회인 윔블던대회가 외국선수에게 문호를 개방한 이후 영국인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한 것처럼 금융시장 개방 이후 외국 기업들이 국내시장에서 득세하는 상황을 비유한 것이다.

특히 유 회장은 한미 FTA 추진과 함께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외국 대형 투자은행에 의해 국내 금융기관의 경쟁력은 약화되고 외국자본이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고 자통법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반해 한국증권업협회 황건호 회장은 지난 21일 서울대학교 특강에서 자통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향후 금융시장의 비전을 밝혔다.

이번 강연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백주년기념관 강당에서 법대·경영대 학부생 및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제정을 앞두고 서울대학교 금융법센터(센터장 김건식 교수)에 의해 황건호 회장이 연사로 초청됐다.

황 회장은 학생들에게 세계금융의 세계화, 증권화, 디지털화 라는 흐름과 함께 한국자본시장 및 증권산업의 현황과 발전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황 회장은 “경제의 정체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핀란드의 노키아와 같은 고부가가치 혁신산업·신성장동력산업의 출현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자본시장 및 이를 담당하는 증권 산업의 발전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자본시장통합법은 대형 금융투자회사 및 다양한 구조의 신상품 출현, 투자자보호 강화 등 한국금융시장에 빅뱅(Big Bang)이 일어날 것이다”며 전망했다.

아울러 황 회장은 “호주, 영국, 싱가폴, 홍콩, 일본 등도 이미 자본시장의 패러다임을 변경하기 위해 이러한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자본시장통합법으로 인해 전문성과 국제적 감각을 갖춘 인재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장미빛 청사진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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