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도곡스타PB센터 김현섭PB

지난해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터졌을 때 글로벌 증시는 패닉 상태로 급락했었다. 다행스럽게도 짧은 기간 동안 회복했고, 오히려 코로나19 이전 고점보다 한참 더 상승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투자를 시작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저금리와 유동성 효과로 자산가격이 상승하면서 큰 수익을 경험했다. 이제는 한 자릿수 수익률에는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

향후 시장의 방향만 알 수 있다면 한 번에, 한 곳에 투자하는 소위 ‘몰빵’ 투자만큼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적 투자자 하워드 막스는 “내가 아는 한가지는 내가 모른다는 것이다”라고 말할 만큼 투자의 미래는 모르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예측되는 리스크는 어떤 것이 있는지 점검하는 것은 내 투자 포트폴리오를 위해 중요하다.

큰 틀에서 경제 상황을 점검해 보면 인플레이션 부담,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 2분기 경기 정점 우려 등으로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례적으로 높아진 물가 수준과 코로나19 재확산은 기업의 비용부담을 가중시키고 가계의 소비를 지연시켜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될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세의 둔화로 미 연준이 자산매입을 축소하는 테이퍼링(Tapering)를 구체화하는 일정도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예상된다. 시장금리는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물가상승으로 금리가 급등해 자산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

연말까지 장기금리가 낮아진 상태를 유지하는 가운데 주식시장은 테이퍼링 언급으로 단기 조정이 나올 수는 있겠지만, 성장주를 중심으로 추세적인 상승을 이어갈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좀 더 세부적으로 리스크를 하나씩 살펴보자. 인도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유럽을 거쳐 미국 전 세계로 확산중이다. 델타 변이의 확산은 경기회복을 지연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나, 델타 변이의 높은 전파력에 비해 치사율은 낮고 전면적 봉쇄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도 낮다.

따라서 경제와 증시에 가해지는 충격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 기업실적의 증가 속도가 둔화되는 것은 투자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해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다만 실적 증가 추세가 꺽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도 많다.

최근 중국시장은 정부가 플랫폼 사교육 업체를 대상으로 단행한 고강도 규제 조치로 변동성이 커졌다. 특히 홍콩 증시는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기업들이 다수 상장돼 있어 하락폭도 컸다. 반면 중국 정부의 지원 정책이 집중되는 첨단 산업 분야와 본토 기술 업종 등의 성장주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본토 심천 시장의 차이넥스트와 홍콩 증시의 항생 테크 지수는 둘다 중국 시장에 투자하는 지표이지만, 올해 4월 이후 40%가량 성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재 홍콩 증시는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아졌지만 당분간 정부 규제와 감독 강화 리스크로 인해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정부의 규제가 주로 내수 서비스업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글로벌 증시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최근 한차례 조정을 받은 한국 증시는 아직까지는 미국 증시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주가 조정이 있을 때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는 것을 추천한다.

당분간 변동성 확대가 이어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좋은 투자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달러-원 환율은 코로나 확산으로 단기적으로 1,170원까지 급등했으나, 경기 여건과 실적개선의 흐름 유효, 백신 보급 효과, 미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 시사 등에 따라 연말까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한다.

특정 자산이나 지역, 업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보다 여러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분산투자로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 경제상황과 주요 이슈에 따라 투자성과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는 자산을 찾아보자. 또 투자자산을 정했다면 투자시점을 분산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금성 자산을 여유자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혹시 모를 투자기회를 위해 일정 부분을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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