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사태로 신남방전략 차질
경쟁사 사례 보며 스터디 중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사옥.(사진=교보생명)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사옥.(사진=교보생명)

미얀마 내전사태로 해외진출에 쓴 맛을 본 교보생명이 베트남으로 눈을 돌렸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단기간 내 미얀마 보험시장 재진출이 어려울 것이란 판단을 내렸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9월 동남아 보험시장 진출의 교두보 마련을 위해 미얀마 주재사무소 설치에 대한 미얀마 당국의 최종 인가를 획득한 바 있다. 

미얀마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외국 보험사 진출을 허용했다. 문제는 지난 2월 미얀마 군부가 쿠테타를 일으키면서 발생했다. 교보생명이 미얀마 양곤에 주재사무소를 개소한지 한 달 만의 일이다.

교보생명이 미얀마를 점찍은 건 동남아 보험시장에 대한 현지 시장 조사 및 사업타당성 검토를 위한 경제적,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판단에서였다.

이에 ‘신남방전략’의 하나로 미얀마 국영보험사에 대한 지분투자 및 조인트벤처(JV) 설립 등 다양한 진출방안을 모색하려했지만,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미얀마 사태가 일부 진정되더라도 다른 산업에 대한 회복이 우선순위로 놓일 전망이라는 점에서다.

교보생명의 신남방전략은 신창재 회장이 지난해 천명한 ‘양손잡이 경영’의 하나다. 신 회장은 “한 손으로는 기존 사업에 집중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현재 교보생명은 베트남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신규법인을 설립하기 보다는 현지 생보사의 지분을 일부 매입하거나, 인수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은 현재 자회사 설립, 지분 인수 등을 통해 다양한 국내 보험사가 진출해있는 상황이다. 

베트남 진출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2009년 베트남 호치민에 완전자회사 형태의 생명보험사를 설립했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진출 7년만인 지난 2016년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호치민, 하노이, 다낭 등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144개의 영업 점포를 확보해 전국적인 영업망을 구축했다. 

올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과 영업수익은 각각 85억원, 114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333.9%, 494.9% 증가했다. 

신한라이프도 지난 2월 베트남 재무부로부터 현지 생명보험사 설립 인가를 획득했다. 내년 공식 출범을 목표로 영업개시 준비기간을 보내는 중이다. 

앞서 미래에셋생명도 지난 2018년 프랑스 생명보험사인 프레보아생명 법인의 지분을 50% 인수하는 형태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삼성생명도 지속적으로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현재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지역에 대한 시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베트남의 생명보험시장 수입보험료는 6조6000억원으로 우리나라(120조원)과 비교하면 5.5% 수준이다. 반면 인구는 우리나라의 두 배 가량 많아 보험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영준 기자 ainju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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