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 안혜영 연구위원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에 따른 피해가 속출하는 등 기후변화가 가속화 하면서 ESG 중에서도 ‘E(환경)’ 부문의 대응이 선결 과제로 부상했다.

기업들이 ‘E’ 경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저탄소·친환경 방향성 하에서 ‘딥체인지’가 필요하거나 영위 사업을 단기간 내 전환하는 것은 현실적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환경 리스크 대응을 위한 ‘딥체인지’ 여정의 브릿지 단계로서 순환경제 모델이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순환경제로의 전환은 제품 제조, 사용, 폐기와 관련된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어서 에너지 전환과 함께 전 세계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또 자원의 효율적 재사용, 고용창출, 기업 비즈니스 기회 확대를 통해 수조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기회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근 20년간 발간된 순환경제 관련 연구문헌을 토대로 살펴본 결과, 순환비즈니스 모델은 순환투입, 자원회수, 확장, 강화, 비물질화 유형으로 구분되며 생산시스템으로의 자원 투입과 폐기물을 감축하는 방향으로 구축돼있다.
 
그동안 기업들의 순환비즈니스는 주로 재활용, 재사용, 자원회수 등 제조 관점에서 인식돼왔으나 최근 렌탈, 구독, 공유 등의 서비스 모델이 확대되고 있고 디지털화를 통해 물리적 자원 투입을 최소화하는 모델도 다수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제조, 생산, 유통, 소비, 회수,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제품 순환 여정 속에서 기회를 발굴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로 확장 가능할 전망이다.

해외 금융사들은 순환경제로의 전환 움직임을 기후 변화 및 ESG 대응 기회로 인식하고 순환경제 관련 금융 상품 및 서비슬르 확대하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년 동안 순환경제에 초점을 맞춘 투자 상품이 가파르게 증가했고 순환경제 활동을 위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은행, 프로젝트 파이낸싱, 보험 부문에서도 순환경제 관련 기업 대상의 대출 프로그램, 인프라 투자 자금 조달 상품, 새로운 보험 솔루현 확대 등이 진행중이다.

금융사의 순환경제 전환에 따른 성과는 제한적이나, 기업들의 순환경제 전환이 가속화되고 참여 범위도 확대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참여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 순환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고 실현하는 과정에서 실비투자 및 인수합병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므로 관련 여신기회가 확대될 수 있고 순환경제 관련 펀드 조성, 인프라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 참여, 녹색채권 발행, 벤처캐피탈 투자 등 기회도 늘어날 수 있다.

또한 순환경제 개념을 반영한 금융솔루션 도입과 순환경제 관련 전문지식 확보, 혁신 사업 추진을 목적으로 순환 비즈니스 스타트업과의 제휴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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