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금 적립·수수료 감소…수익성 ‘뚝’
올 하반기 150개가량 점포 폐쇄 예정

은행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수익성 지표가 계속해서 악화되자 자산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유휴 부동산을 빠르게 처분해나가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평균 업무용고정자산비율은 10.91%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상반기 12.98%에서 이듬해 상반기 11.65%로 줄었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실시한 지난 1999년 이래 최저 수치다. 은행권의 업무용고정자산의비율은 2018년 말 12.44%에서 2019년 1분기 말 13.24%로 상승한 이후 다시 하락세를 유지 중이다.  

업무용고정자산은 건물이나 토지 등 단기간 내 현금화할 수 없는 자산이다. 업무용고정자산비율은 업무용고정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비율이 높을수록 운용할 수 있는 자본이 많지 않아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은행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대표적 업무용고정자산인 점포를 폐쇄하는 등 유휴 부동산 매각을 통해 업무용고정자산비율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각종 세금과 관리비 등 유지비 부담을 줄이고 자금 유동성에 숨통을 틔우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점포는 지난 2018년 23곳, 2019년 57곳, 2020년에는 304곳이 문을 닫았다. 올 상반기에는 79곳 줄어든 데 이어 하반기에는 150곳에 웃도는 점포가 폐쇄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이 매각을 진행한 유휴 부동산은 총 30건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이 636억원(11건)으로 가장 큰 매각이익을 냈으며 하나은행 554억원(17건), 신한은행 20억(1건)원, 우리은행 2억원(1건) 순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은행들은 코로나19 충격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느라 대손비용이 증가했고 DLF·라임 등 잇따른 사모펀드 사태 여파가 수수료수익 감소로 이어져 순이자마진(NIM) 등 수익성 지표가 부진했다. 

여기에 초저금리 기조로 기대 이자수익이 감소함에 따라 예적금 규모가 줄고 주식, 가상화폐 등 투자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유동성 확보에 애를 먹었다. 

시중은행 순이자마진은 지난 2019년 1.56%을 기록한 뒤 이듬해 1.41%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에는 1.38%로 감소해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지점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폐쇄된 점포를 지속적으로 매각한 영향으로 업무용고정자산비율이 감소하고 있다”며 “은행권 대부분이 비슷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폐쇄한 점포를 보유하는 것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매각을 통해 운용 가능한 자산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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